30대 직장인 임 모씨는 요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매일 영화를 보는 데 푹 빠져 있다. 매달 이용비를 내야 해 굳이 가입할 생각이 없었지만, '왓챠' 이용권이 100% 들어 있는 편의점 이마트24 '왓챠팝콘'을 구입해 왓챠를 한 달간 무료로 사용해 본 후 생각보다 괜찮아 이후부터 직접 결제하는 단골 고객이 된 것이다. 이마트24가 이색적인 '왝더독(wag the dog)' 마케팅으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의 왝더독 마케팅은 고객들이 몸통에 해당하는 실제 상품보다 덤이나 경품(꼬리)에 더 큰 가치를 느껴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마케팅 용어다.

22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 6월 이마트24가 OTT 업체 왓챠와 손잡고 5만개 한정으로 선보인 왓챠팝콘은 가맹점 주문이 몰려 일주일 만에 발주가 중단됐다. 실제 매장에서는 선보인 지 한 달 만에 모든 물량이 다 팔렸다.

개당 2000원에 세 가지 맛의 팝콘과 함께 왓챠 서비스를 최소 2주, 최대 3개월 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이용권을 '꽝' 없이 100% 담은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고객이 많아진 데 맞춰 영화관에서 즐겨 먹는 간식인 팝콘과 이색 경품을 결합해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뜨거운 반응에 이마트24는 최근 1년 무료 이용권을 담은 왓챠팝콘 시즌2 제품을 추가로 선보였다.

이마트24는 이와 비슷하게 도시락과 주먹밥 등을 구매하면 게임 아이템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게임을 즐기는 고객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달에는 도시락을 사면 랜덤으로 주식을 주는 주식 도시락을 선보여 준비한 6만개 물량을 모두 팔아 치웠다. 4900원짜리 도시락을 사면 당시 종가 기준 최고 45만원대(네이버) 주식 1주를 받을 수 있어 '동학개미' 고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삼각김밥, 김밥, 샌드위치, 햄버거를 구입하면 리셀러 플랫폼 '솔드아웃'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최대 100만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는 이를 시작한 지난 3일부터 일주일간 해당 상품 매출이 직전 주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다.

이마트24의 이색 마케팅은 도시락, 김밥 등 편의점 대표 먹거리를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편의점의 주요 고객인 MZ세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이벤트로 이들이 이마트24 제품을 경험하게 해 잠재적인 단골 고객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다른 편의점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마케팅으로 신선하고 재미있는 이마트24만의 이미지를 만드는 효과도 있다.

이마트24와 손잡은 업체들도 덕분에 고객층을 넓힐 수 있었다. 주식 도시락 마케팅을 함께한 하나금융투자는 이를 통해 신규 고객 2만명을 유치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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