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밤길 주택가 또 '묻지마 폭행'…술 취해 기억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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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26. 오후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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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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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한밤중 골목길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 두 명에게 욕설을 하고 머리와 얼굴을 이유없이 때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술을 마셔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가해 남성을, 도주 우려가 없고 초범이란 이유로 곧바로 풀어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8일 밤 서울 화곡동.

20대 여성 A씨는 전화 통화를 하며 친구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골목 안에서 한 남성이 갑자기 나타나 다가왔습니다.

이 남성은 왜 인사를 하지 않냐며 갑자기 욕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겁에 질린 A씨는 통화 중이던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빨리 와! 빨리 와!"

통화 내용을 들은 남성은 주먹으로 A씨의 머리를 마구 때렸습니다.

[피해자 A씨]
"'인사해 이 XXX아.' 자꾸 그렇게 얘기를 하면서 때렸어요. 너무 막 맞아가지고… 기억도 사실 잘 안 날 정도예요. 심하게 맞아가지고…"

A씨가 골목으로 달아나자 뒤쫓아가며 위협을 계속했습니다.

전화를 받고 달려나온 A씨의 친구까지 함께 폭행했습니다.

[A씨 친구]
"저한테도 욕설을 하면서 갑자기 제 뒤통수를 가격했고.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서 주차장 쪽에서도 폭행이 계속 이어졌어요."

골목길로 차량이 들어오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현장을 떠나는 남성.

피해 여성들이 항의하며 뒤따라가자 다시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을 파악하고 차에서 내린 목격자와 뒤늦게 연락을 받고 온 남편이 붙잡은 뒤에야 폭행은 멈췄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피해 여성들과는 일면식도 없었는데, 술을 많이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A씨]
"그 일이 있고 나서 이제 집 밖에 나가는 거를 무서워서… 그냥 사람이 다 무서워 보이고, 계속 잠도 못 자고, 조그마한 소리에도 계속 깜짝깜짝 놀라고."

그러나 경찰은 주거지가 일정해 도주 우려가 없다며 가해 남성을 조사 직후 풀어줬고, 내일 검찰에 불구속으로 송치할 예정입니다.

피해자들은 이 남성이 또 찾아오진 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A씨 친구]
"혹시라도 찾아오진 않을까. 혼자 있는 것도 무서워서 친구한테 전화를 하거나 남편한테 좀 빨리 끝내고 와줄 수 있냐고…"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노성은 /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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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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