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바이오센서로 코로나 진단 '단 5초'…국산 신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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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26. 오후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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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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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첨단바이오硏, PCR·신속진단 단점 보완 기술 개발
센서에 '탐침 DNA' 얹어 SARS-CoV-2와 결합 여부 판별
유전자 증폭 없어 결과 즉시 나와…5회 재사용 가능
상용화 시 유전자기술로 신속키트보다 높은 정확도 예상
아주첨단의료바이오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현장에서 즉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진단이 가능한 DNA 바이오센서를 구현했다고 26일 밝혔다. DNA 바이오센서의 작동 원리 이미지.(사진 : 아주첨단의료바이오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바이오센서를 이용해 5초 만에 PCR(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 수준으로 정확하게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신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 시간이 걸리는 기존 PCR 검사의 단점과 정확도가 떨어지는 자가검사키트의 단점을 모두 보완한 기술이어서 향후 방역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주첨단의료바이오연구원은 김주희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 박성준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 김남영 광운대 전자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현장에서 즉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진단이 가능한 DNA 바이오센서를 구현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센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DNA와 결합하는 '탐침 DNA'를 사용한다. 두 DNA가 짝짓기를 해서 두 가닥이 될 때와 짝짓기를 하지 않고 한 가닥으로 남아있을 때 정전용량(Capacitance)이 미세하게 다른데, 바이오센서는 이 차이를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진단 바이오센서는 사람의 몸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PCR검사와 같은 원리다. 하지만 PCR검사처럼 유전자 증폭 과정이 필요 없어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 DNA의 짝짓기 반응은 매우 짧은 시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센서에 시료를 떨어뜨리자 마자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DNA 바이오센서를 이용한 코로나19 진단기기가 상용화된 적은 없다. 반도체 칩에 DNA를 얹는 데에는 상당히 정밀한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APTES'라고 불리는 나노 입자 두께의 단분자 단일층을 깐 유리 기판 위에 탐침 DNA를 고정시키는 정밀 기술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유전자 증폭을 위한 대규모 시설이 필요 없고 반복 사용이 가능해 PCR 검사에 비해 비용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산소 플라즈마 표면 클리닝을 한 뒤 5회 이상 재사용했을 때 동일한 결과가 재현된다는 점이 연구에서 확인됐다.

이 기술은 DNA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 신속진단키트에 비해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센서는 유전자 증폭 과정 없이 무증상자 수준의 DNA 농도까지 분석 가능할 정도로 민감도가 높았다. 또 유전자 서열이 4곳만 다른 사스 바이러스와 코로나 바이러스도 감별이 가능했다.

이번 연구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어서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험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등의 과정이 남아 있다.

아주첨단의료바이오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재로서는 초기 단계이며 후속 연구를 통해 상용화 가능한 진단 센서가 개발된다면 현장에서 빠르게 코로나 19 의심환자를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DNA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체 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핵심 센서 플랫폼 기술로 생체 물질 탐지나 생체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며 "이런 연구가 앞으로 지속된다면 각종 질병의 조기 진단, 위험 물질에 대한 안전성 확보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신속진단키트와 같은 작은 키트 형태로 제품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전문가가 검체를 채취하는 과정까지는 PCR 검사와 같지만 결과는 현장에서 바로 알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김주희 교수는 "PCR 검사와 같은 원리로 유전자를 검사하는 것이지만 자가검사키트처럼 소형화가 가능하고 가격도 저렴한 키트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며 "유전자 증폭 과정이 없어 현장 검사가 가능하고 정확도가 50~70% 밖에 안되는 신속진단키트에 비해 정확도가 훨씬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DNA 바이오센서는 많은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를 진단하는 센서는 상용화돼 있지 않다"며 "단순한 처리 과정만 거치면 5번까지 재사용이 가능한 바이오칩은 세계 최초"라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분석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 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지난 3월 24일자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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