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학생 단체의 반성문(?) “대통령 각하 죄송하다… 정부가 2030 삶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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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5.10. 오후 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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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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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이 자신을 비방한 유인물 뿌린 청년 모욕죄로 고소했다 취하한 것을 비꼬는 내용 / “이제 우리는 부모 세대보다 못 살게 된 첫 번째 세대가 됐다”

신전대협 김태일 의장. 신전대협 제공

보수 성향 대학생 단체 신전대협이 “문재인 대통령 각하의 심기를 거슬러 죄송하다”라는 반성문 형식의 대자보를 국회와 여러 대학에 붙였다.

이 단체는 지난 9일 오후 10시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반성문을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신전대협 김태일 의장은 “9일 오후 9시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모교인 경희대를 비롯해 서울대, 카이스트, 부산대 등 전국 100개 대학에도 반성문 대자보 400여장을 붙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반성문 형식의 대자보에서 앞서 문 대통령이 자신을 비방한 유인물을 뿌린 30대 청년을 모욕죄로 고소했다가 취하한 것을 풍자·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신전대협은 대자보에서 “(문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하는 전단지를 배포했다는 이유로 한 청년을 모욕죄로 고소했다”면서 “이 청년은 22개월간 조사당하며 집요하게 괴롭힘 당했고, 휴대전화를 3개월간 압수당하다 논란이 되자 뒤늦게 고소를 취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취하의 순간에도 고소의 여지를 남겨 엄중한 경고를 남겼기에 반성문을 올린다”고 반성문 대자보를 제작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신전대협 제공.

신전대협은 “문재인 대통령 각하 죄송하다”면서 “저희 대학생들은 문재인 정부가 2030 세대의 삶을 무너뜨렸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부가 대한민국의 공정한 질서를 해체했다”면서 ▲조국 전 장관 일가 비리 ▲추미애 전 장관 아들 병역 특혜 ▲문 대통령 아들 준용씨 특혜 의혹 등을 열거했다.

신전대협은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내 집 마련, 결혼, 취업 모두 포기해야 했다”면서 “이제 우리는 부모 세대보다 못 살게 된 첫 번째 세대가 됐다”고 했다.

또한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을 두고 “대학 생활 내내 화염병을 던지고 대자보를 붙이던 분들이 집권했기에 이 정도 표현의 자유는 용인될 줄 알았다”고도 했다.

이어 신전대협은 “그러나 착각이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은 댓글이든, 대자보든, 전단지든 모두 탄압했다”면서 “사실을 말해서, 다른 의견을 가져서, 표현의 자유를 원해서, 공정한 기회를 요구해서, 대통령 각하의 심기를 거슬러 대단히 죄송하다”며 반성문을 마무리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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