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백화점은 벌써 'with코로나 시대'…매출 24%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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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4.07. 오전 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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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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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 1분기 소비 빅데이터 3512만건 분석#직장인 김소윤(38) 씨. 그는 새 봄을 맞아 봄옷과 태블릿PC를 장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으로 지난해 내내 해외 여행을 못 가 모아놨던 돈을 털어 썼다. 싱글인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한 해에 두어번씩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김씨는 다음 달에는 골프 용품도 새로 살 생각이다. 그는 6일 "해외 여행도 못가니 모은 돈으로 골프채를 사려고 한다"며 "지난해에는 집에만 박혀있었지만 올해는 외식도 쇼핑도 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의 모습.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억눌렸던 소비가 되살아 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사진 롯데쇼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상이 되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다시 '폭발'하고 있다. 지난해가 외출과 소비를 최소화하는 코로나19 ‘피난기’였다면, 올해는 최대한 조심하면서도 쓸 때 쓰는 ‘소비 회복기’를 맞고 있다. 이는 본지가 단독 입수한 롯데백화점의 올 1분기(1월 1일~3월 28일)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1분기에 롯데백화점에는 총 432만명의 고객이 방문해, 3512만 건을 구매했다.

지난해보다 구매액 24% 늘어
롯데백화점의 올해 1분기 고객 1인당 객단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커졌다. 구매 고객 수는 전년보다 1.2%가 늘었지만, 매출은 20.4% 늘었다. 1인당 구매 건수도 8건으로 지난해보다 증가했다(4.8%). 특히 ‘상위 1%’ 소비자는 이 기간에 지난해보다 30% 가량 많은 1인당 평균 325만원을 롯데백화점에서 지출했다. 상위 20% 소비자는 전년보다 29.4%가 늘어난 132만원을, 일반 소비자는 15.55%가 증가한 32만원을 각각 소비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의 객단가가 평균 7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20대가 가장 작은 평균 38만원이었다. 가구 형태별로는 '1인 가구'의 소비가 가장 큰 폭(42%)으로 늘었다. 최성철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은 1인 가구 소비자들이 소비를 통해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반영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1분기 소비 얼마나 늘었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백화점 체류시간도 17% 길어져
소비자 행태도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의 회복 경향이 뚜렷했다. 우선 백화점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올 1분기에는 평균 53분(17% 증가)을 백화점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해 1분기의 체류 시간은 45분이었다. 최 부문장은 “한 번 방문하면 더 오래 머물고 더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했다. 백화점 문화센터도 예전처럼 찾는이로 붐빈다.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 본점의 경우 3월 말 현재 정원 마감 강좌는 66%(481개 중 317개)로 지난해 가을보다 15% 늘었다.
일 평균 체류시간, 객단가, 구매수량.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인원수가 적은 프리미엄 강좌가 특히 인기다. ‘피에르 가니에르와 함께하는 로맨틱 프렌치 디너’ 쿠킹 클래스는 월 18만원의 수강료에도 불구하고 접수시작 하루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현재 수십명의 대기자가 있다. 백화점 식당가 매출도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F&B(식품ㆍ음료) 매출은 지난해보다 5.9% 커졌다. 이제는 집이 아닌 외부에서 음식을 먹는 데 불편함이가 거부감이 줄어들었다는 게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골프·캠핑 웃고…자전거·야구용품은 울상
그렇다고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다. 특히 상품별로는 코로나 19 이후 희비가 엇갈린다. 초·중·고 등교가 늘어나면서 아동의류 매출은 지난해보다 48%가 늘었다. 개인 운동 용품별 차이도 있다. 골프(65%)와 캠핑용품(93.7%) 매출은 많이 늘었지만 자전거(-87.4%)·수영복(-49.4%)·야구용품(-93%) 등의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5인 이상 집합 금지'의 영향으로 동호회 활동 등이 위축된 탓이라는 분석이다. 또 여전히 패션의류 판매는 부진한 편이다. 최성철 부문장은 "패션부문은 매출이 많이 나아졌지만 2019년 수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매출 증가 vs 감소 품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가정용품 소비도 지난해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에는 홈 인테리어에 눈을 떴다면 올해는 소품 구입의 시기다. 특히 올해 TV·소파 같은 대형제품 구매가 지난해보다 많다(41%). 또 주방과 홈패션 매출도 늘었다(31%). 현종혁 롯데백화점 고객경험부문장은“1분기 매출 분석 결과 정상 생활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출이 지난해보다 많이 늘었다"며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맞아 소비자가 지갑을 열고 있어 그에 맞춘 차별화한 마케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수기·추인영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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