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성은 현금만 사용해 택시를 여러 차례 갈아타며 서울 시내를 돌아다녔다. 지하철을 탈 때는 역사에서 일회용 교통카드를 구매해 썼고,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경찰은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지만, 며칠 동안 CCTV를 추적한 끝에 이 남성이 9일 수서역에서 SRT를 탑승한 것을 파악했다.
경찰은 부산역에서부터 다시 추적을 시작해 A씨(44)의 신원을 확인하고 검거에 성공했다. A씨는 금융기관을 사칭해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고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이후 추가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이전 대출금액을 갚아야 한다고 하면서 수천만 원의 금품을 가로챘다. A씨에 대한 경찰 조사 과정에서 15명의 피해자가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말부터 A씨로부터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했다는 신고가 전국 경찰서에 여러 건이 접수된 상태였다고 한다. 5개월여간 수사망을 피해 다니던 A씨는 SRT에서 결국 덜미가 잡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1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24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16일 구속됐고, 경찰 수사에서 범죄사실이 추가돼 재판에 넘겨질 때는 2억 원대 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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