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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면세점 임대료 감면안 '사후약방문'…인천·김포 '알맹이'도 빠져

한화갤러리아 제주공항면세점 길어야 연말까지 연장 운영
청주·무안 매출 수준 미미, 강원 양양은 면세점 없이 운영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7-08-31 07:20 송고 | 2017-08-31 09:27 최종수정
갤러리아면세점 제주공항점(출처=갤러리아면세점 홈페이지)© News1
갤러리아면세점 제주공항점(출처=갤러리아면세점 홈페이지)© News1

정부가 30일 제주, 청주, 무안 공항 등의 임대료를 30% 낮추는 안을 발표했지만 면세점 업계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주를 제외한 청주, 무안, 양양공항의 경우 면세점 매출이 미미한 수준인데다 이용객도 많지 않아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임대료가 높은 인천, 김포 등의 임대료 인하 방안 등 추가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사후약방문' 갤러리아 제주공항면세점 길어야 연말까지 영업

31일 면세점 업계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실 등에 따르면 이번에 국토교통부가 임대료 인하안을 내놓은 제주, 청주, 무안 등 3개 공항에 소재한 면세점의 2016년 한 해 매출 합계액은 7400만 달러(약 831억원)로 전체 출국장 면세점 매출의 3%에 불과했다.
이들 3개 공항 중 그나마 규모가 있는 면세점은 제주공항의 한화갤러리아 면세점으로 한화는 이미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 철수를 선언한 상황이다.

갤러리아면세점 제주공항점은 지난해 매출 6100만 달러(약 685억원)의 95% 이상인 5900만 달러가 외국인 매출이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주 고객으로 올 3월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제재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제주공항 3층 출국장에서 화장품·패션잡화·담배·주류 등을 취급하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 50억~60억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지만 사드 여파가 본격화된 올 3월 이후에는 월 매출이 16억~17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같은 매출은 월 임대료(월 21억원)에도 못 미친다.

이에 따라 한화갤러리아는 사업권을 한국공항공사에 반납하고 8월 말까지만 영업하기로 했다. 한화는 매출실적이나 여객 증감률과 연동한 임차료 산정체계를 통해 다음 사업자 선정 전까지 영업을 이어가는 방안을 공항공사 측과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도 길어야 연말까지로 한화는 이후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청주공항의 시티면세점은 내국인 200만 달러 외국인 400만 달러 등 작년 한 해 매출이 600만 달러에 머물렀다. MTAT청주국제면세점은 한 해 매출이 300만 달러, 무안의 국민산업면세점도 한 해 매출이 300만 달러에 불과하다.

강원도 유일의 국제공항인 양양공항은 아예 면세점 없이 운영되고 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롯데·신라도 고전, 인천공항면세점 철수 가능성도

면세점 업계에서는 임대료가 높은 인천공항, 김포공항 등의 감면안도 요구하고 있다.

사드보복 이전 시내면세점 매출이 고공행진을 거듭할 때에는 공항면세점의 높은 임차료를 감당할 여력이 있었지만 올 3월 이후부터는 대형면세점들도 고전하고 있다.롯데면세점의 올 상반기 매출은 2조5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줄었고, 영업이익은 74억원으로 96.8% 감소했다. 신라면세점의 상반기 매출은 1조7182억원 규모로 전년 상반기 대비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31억원에서 249억원으로 42.1% 줄었다.

한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2015년 김해공항면세점 사업권을 포기한 신세계면세점, 올 7월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한 한화갤러리아에 이어 인천국제공항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할 기업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는 게 업계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과 같은 예측할 수 없었던 환경변화를 감안해 공항면세점 임대료를 인하하고 공항과 면세점 모두 살아남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더구나 시내 면세점까지 추가돼 면세점 시장의 경쟁이 강화되면서 영업환경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롯데 장선욱, 신라 한인규, 신세계 손영식 등 인천공항에 입점한 주요 면세점 대표들은 전날(30일)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과 면담하고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 공항에 소재한 출국장면세점의 매출 비중은 외국인보다 내국인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광온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 호텔신라 인천, 김포, 제주, 김해 등에 소재한 26개 출국장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은 12억800만달러(1조3560억원)로 외국인 매출 11억7600만달러(1조3200억원)를 앞섰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져 지난 7월의 겨우 출국장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은 1억1061만 달러로 외국인 매출 8280만 달러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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