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애플, 새 OS에 페이스북 휘청... 모바일 광고시장 '지각변동'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8.27 15:53

수정 2020.08.27 15:53

애플 아이폰에 표시된 페이스북 어플리케이션.AP뉴시스
애플 아이폰에 표시된 페이스북 어플리케이션.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세계 모바일 광고 시장이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으로 지각변동을 맞게 됐다. 광고사업을 진행하는 페이스북은 애플이 올 가을부터 광고 프로그램의 사용자 정보 수집을 가로막으면 절반에 가까운 매출을 잃는다며 애플이 시장 지위를 이용해 횡포를 부린다고 비난했다.

월스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6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애플의 최신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14가 올 가을 도입되면 사용자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지고, 어플리케이션(앱) 제작자들이 경제적인 타격을 입는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애플의 행보가 "이미 사정이 어려운 앱 개발 업계의 수익을 더욱 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iOS14 도입 이후 광고 매출을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매출액 지금보다 50% 급락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애플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연방 정부의 테러 용의자 아이폰 해금 요청을 무시하며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같은 맥락에서 이번에 도입하는 iOS14에 IDFA 정보를 제 3자에게 제공할지 여부를 사용자에게 묻는 선택지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IDFA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부여되는 '광고 식별자(ID)'를 의미한다. 광고 ID에는 사용자의 인터넷 방문 기록과 앱 설치 기록 등 각종 온라인 기록이 담겨있으며 광고업체들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기초자료다. 32자리의 IDFA는 사용자가 변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계에 각인되어 변경이 불가능한 식별 코드인 맥(MAC)주소와는 다르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맥주소의 경우 법적으로 개인정보라고 보고 있지만 IDFA같은 광고 ID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페이스북은 앞서 2014년에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업과 별도로 '오디언스네트워크' 라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공개했다. 오디언스네트워크는 기존의 설치된 앱들에게서 광고 ID를 수집해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알아내고 앱 실행시 맞춤형 광고를 게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 광고 컨설팅업체 자운스미디어는 올해 코로나19 사태 이전 예측에서 2020년 오디언스네트워크 매출이 34억달러(약 4조300억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구글 역시 '에드몹(AdMob)'이라는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업계에서는 사용자에게 광고 ID 제공 결정을 맡길 경우 대부분이 제공을 거부한다고 본다. 다국적 시장조사기관인 탭리서치의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85%가 앱이 자신을 추적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문제는 애플의 조치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구글 역시 오는 2022년부터 자사의 인터넷 브라우저인 크롬에 제 3자의 쿠키 파일 무단 수집 방지 기능을 넣을 예정이다. 쿠키는 웹사이트 접속시 자동으로 생기는 임시 파일로 사용자 정보를 담고 있어 광고 ID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다국적 IT 업체들은 유럽연합(EU)과 미 캘리포니아주 등에서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강화하면서 이에 맞는 정책을 준비중이다. 이달 11일 중국 동영상 SNS 앱인 틱톡은 미국서 법적으로 개인정보로 분류된 사용자 맥주소를 지난해 11월까지 15개월간 무단수집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WSJ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인터넷 업계의 보안 강화 바람이 계속 이어질 경우 페이스북 같은 광고 플랫폼의 수익성과 성장이 더욱 둔화된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