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스토리텔 제공
사진 : 스토리텔 제공
최근 스타트업의 강국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웨덴 스톡홀름을 떠올린다. 스웨덴은 최근 몇 년간 성공적인 유니콘 기업을 대거 배출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스타트업의 주요 허브로 급부상했다.

천만 명의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스타트업 허브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국가 정책’과 ‘기업 간 상생’ 두 가지를 손꼽을 수 있다. 스웨덴 정부는 매년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약 4,0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며 간편한 창업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성공 기업들의 노하우를 신규 스타트업에 전수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인 ‘노르휀 하우스(Norrsken House)’의 운영을 통해 스타트업들의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돕고 있기도 하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도 스웨덴 스타트업들의 국내 활약이 눈에 띈다. 스토리텔의 박세령 한국지사장은 “스웨덴과 한국은 산업 분야뿐 아니라 인적 자원을 중시하는 풍토 등 유사점이 많다“며, “스타트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스웨덴의 다양한 혁신 활동들은 한국 스타트업 계에 선도적인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한국 소비자를 사로잡은 스웨덴 스타트업의 흥미로운 창업 스토리를 공개한다.

■ 리얼리티 TV쇼 출연해 데스밸리 극복한 오디오북 서비스, 스토리텔(Storytel)

오디오북 스트리밍 플랫폼 ‘스토리텔(Storytel)’은 2005년 요나스 텔렌더와 욘 하우크손이 설립한 스웨덴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스토리텔은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각광받는 오디오북 플랫폼으로써 현재 전 세계 19개국에서 활발히 오디오북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 해 연말, 비영어권 국가로는 최초로 한국에 진출한 이후 국내 오디오북 시장의 트렌드를 선점하여 빠른 속도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 또한 펼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위치까지 성장하기 이전, 설립 3년째 되던 해에 스토리텔은 모든 스타트업이 반드시 겪게 되는 일명 데스밸리(Death valley)를 맞게 된다. 심각한 자금 부족 문제에 부딪힌 스토리텔의 대표 요나스 텔렌더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 창업 투자 유치를 돕는 리얼리티 TV쇼 ‘드래곤스 덴(Dragon’s Den)’에 출연한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시즌 최종 우승팀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토리텔은 전 국민에게 모바일 오디오북 사업의 비전을 홍보함과 동시에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가게 된다.

스토리텔은 이후 스웨덴의 스포티파이, 에피데믹 사운드와 더불어 ‘스웨덴의 3대 오디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며 글로컬(Glocal) 전략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에서 성장 중이다. 글로벌 기업 문화를 유지하되 각 나라의 정서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제공한다는 의미다. 스토리텔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서비스 저변 확대를 위해 인도, 싱가포르에 이어 2019년 2월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스토리텔은 나스닥 유럽 상장 회사로 8월 현재 시가총액은 13억 3천만 유로(약 1조 8700억 원)에 달한다.

■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역시 스웨덴 출신 스타트업이다. 창업자 다니엘 에크가 ‘저작권을 지키면서도 동시에 세상의 모든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게 하는 사업’을 구상하면서 탄생했다. 2008년에 시작된 스포티파이는 음악 중간에 나오는 광고를 듣는 사용자에게 무료 음원을 제공하고, 광고 없이 음악을 들으려는 사용자에게는 월 10유로(약 1만 3000원) 정도의 멤버십 사용료를 받기 시작했다. 다니엘 에크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원 산업을 위기에서 구하고, 사용자와 음악 제작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해결책이 되리라 판단했다.

스포티파이는 4천만 개 이상의 음원을 제공하며 2019년 10월 기준으로 사용자는 2억4천800만명, 유료 회원은 1억1천300만명에 달한다. 올해 1월 국내에 지사를 설립하며 한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 전세계 인터넷 영상통화 및 메시징 서비스 ‘스카이프(Skype)’

최근 코로나 19의 여파 이후 더욱 주목 받고 있는 대표적인 화상 회의 서비스 ‘스카이프’도 스웨덴의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기업으로, 스웨덴의 첫 번째 유니콘 기업이다. 스카이프 창업자는 처음 ‘카자(Kazaa)’라는 이름의 파일 공유 서비스로 시작했으나 재정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했으나 이때 개발한 공유 기술을 활용하여 실시간 영상통화 서비스 ‘스카이프’를 탄생시켰다. 스카이프는 2003년 4명의 엔지니어와 사업가들이 설립한 이후 2년 만에 미국 이베이가 26억 달러(약 2조 7800억원)에 매수하며 엄청난 기업 가치를 증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