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유승재 칼럼니스트] 맥주와 기저귀는 빅데이터와 마케팅의 연관성을 대중에게 알린 대표적인 사례로, 마케팅 관련 강의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다.

1990년대 중반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월마트는, 매주 수요일 저녁 맥주와 기저귀의 매출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을 발견한다. 월마트 관리자는 정확한 논리는 뒤로 미뤄두고 두 상품 간의 동반 매출 상승을 바탕으로 기저귀를 맥주 진열대 가까운 곳으로 진열해보았다. 그 결과, 맥주와 기저귀 모두 전달 대비 상당한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마케터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렇듯 데이터 기반의 분석은 판매자에게 고객의 구매 행위 관점에서 상품 간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판매자에게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도록 도왔고 결국 매출 상승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 대형 마트를 비롯한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오늘날의 마케팅이란 곧, 당신의 고객을 탐구하고 그들의 요구를 파악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연결고리가 없을 것 같았던 맥주와 기저귀의 관계처럼 고객 스스로도 몰랐던 드러나 있지 않은 고객 의도와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추세로 고객 마케팅에 목말라하며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시간에도 수많은 기업에선 고객을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관리 소프트웨어 및 인공 지능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마케팅 도구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콘텐츠에 참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식을 예측하고 또 추정한다.

이러한 인공 지능이나 일종의 예측을 사용하게 될 때, 빅데이터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기존의 기술로는 처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양의 사용자 행동 정보를 수집하고 학습한다.

특히, 고도화된 디지털 시대에 소비자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웹 상에 남겨 놓는 다양한 디지털 기록인 ‘디지털 발자국’은 언뜻 듣기에 무서울 정도로 부지불식간에 기록되어 분석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이미 디지털 발자국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고객 맞춤형 디지털 광고나 프로모션을 할 수 있는 툴을 개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은 점점 그들의 생각과 의견을 디지털 세상에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표출하고 있다. 네이버와 유튜브에 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직접 그들의 족적을 남기며 수많은 사람들과 동시에 연결되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의사표현을 한다.

빅데이터 기술은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고객들의 의도되지 않거나 의도된 모든 행동들을 추적하고 분석하고 있다. 분석한 정보를 통해 기업들은 온라인 고객들의 행동 패턴을 더 잘 이해하고 식별한다. 더 이상, 직감과 경험을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던 시대는 지났다.

글로벌 유통 기업 아마존은 디지털에서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고객에게 인기가 가장 많은 상품에 대해 동일하게 게재하는 방식을 벗어나, 고객 개개인의 구매 선호와 패턴에 맞춘 맞춤형 상품 추천 시스템으로 전환한 것이다.

해당 고객과 가장 유사한 구매 패턴을 가진 다른 고객들의 구매 내역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협업 필터링(collaborative filtering)’이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현재 아마존 판매의 35%은 협업 필터링을 통한 상품 추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위와 같은 사례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아마존이 협업 필터링을 통한 상품을 추천할 때, 왜 그 상품이 추천되는지에 대한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과 관계는 상관 관계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이며, 이보다 더욱 중요한 점은 결국 협업 필터링을 통해 기존대비 엄청난 판매와 매출 성장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협업 필터링 추천 시스템은 쿠팡 등 쇼핑몰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협업 필터링 추천 시스템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고객이 늘고 있는 넷플릭스에서 즐겨 쓰는 솔루션 중 하나다. 넷플릭스 사용자라면 한 번쯤은 ‘A 영화를 시청한 시청자가 많이 본 영화 리스트’와 같은 추천 리스트 제공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앞서 얘기한 인과 관계보다 상관 관계에 의한 매출전환이 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며, 코로나 19 재확산으로 디지털 발자국을 추적하여 매출 상승에 목말라 있는 기업들한테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데이터 기술은 우리 삶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분석을 하려하며 의식을 넘어선 무의식과 잠재의식 속에서의 연결 고리를 끊임없이 탐구하려 한다. 수많은 기업들은 빅데이터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노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디지털 마케팅, 고객을 탐구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이며,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글쓴이 : 팡고지와이 CTO 유승재


**위 글은 본지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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