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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실리콘밸리 리포트] SNS기업, 광고는 끝물…구독으로 돈 번다

신현규 기자
입력 : 
2020-08-11 04:01:01
수정 : 
2020-08-11 07: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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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월정액서비스 호황

유튜브선 유료채널 급속 증가
한달만에 20% 늘어 8만개

서브스택 뉴스레터 매출 `쑥`
트위터도 `구독모델`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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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광고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죠. 각종 회사의 홈페이지에 있는 광고 공간을 매입하기도 하고, 그 자리에 들어갈 광고를 판매하기도 하죠. 마치 이는 주식시장과 비슷한데, 광고시장에는 주식시장과 같은 규제가 없다는 것이 문제예요. 구글은 값싸게 광고 공간을 매입한 다음 이를 소상공인들에게 비싸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윤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주식시장으로 치면 내부자거래와 비슷합니다."(프라밀라 자야팔 미국 하원의원) 지난달 말 열린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반독점 청문회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광고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공격이 쏟아졌다. 인터넷이 탄생한 이후 급속 성장한 IT 기업들은 대부분 공짜로 서비스를 풀었다. 야후가 검색을 무료로 제공했고, 구글이 지메일(gmail)을 무료로 제공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소셜미디어 기능을 무료로 풀었다. 공들여 개발한 IT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이들은 빠르게 대규모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처럼 사용량을 수십억 명 단위로 늘린 이후 광고를 통해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면서 이들에 대한 비판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자야팔 의원의 구글 페이스북에 대한 공격은 마치 '무료 서비스 제공→광고 수입 창출'이라는 IT 기업의 비즈니스 관행에 급제동을 거는 듯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광고는 디지털 기업의 주된 수입원이다. 페이스북 매출에서 96% 이상이 광고에서 발생하고, 트위터의 매출 중 광고 비중이 86%며, 구글 역시 매출의 78%가 검색·유튜브 광고에서 생긴다.

광고는 더 이상 실리콘밸리의 IT 기업들이 집중하는 비즈니스 모델 영역이 아니다. 이미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기성회사들이 강력하게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광고 매출에 연결시키는 비즈니스 관행에 시민사회 견제가 들어오고 있어서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비즈니스 모델이 '구독'이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코스트코처럼 연회비를 받고 코스트코에서만 볼 수 있는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전달해주는 형태의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만들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IT 회사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넷플릭스. 월정액을 받고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 동영상 콘텐츠를 구독자들에게 전달해주는 넷플릭스는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기업들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통해 광고 의존 없는 구독 모델을 만들었다. 또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하여금 별도의 유료 동영상 구독이 가능한 멤버십 기능도 만들었다. 예를 들어 항공기 관련 콘텐츠를 올리는 빅젯TV는 유튜브에 멤버십 채널을 만들어 월 4.99달러 또는 19.99달러에 프리미엄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빅젯TV는 매달 2만달러 정도를 구독료로 벌어들이고 있다. 구글은 이 매출의 30% 정도를 수수료로 받아간다.

이런 형태의 구독 모델은 확산되고 있다. 4월 말 기준 약 8만개의 유료 구독채널이 유튜브상에 올라가고 있다. 이는 3월 말에 비해 20% 정도 상승한 수치다. 구글에서 유튜브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는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매출의 포트폴리오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고 대신 구독 모델로 매출을 확대하는 전략은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비디오 회사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음원 스트리밍 회사인 스포티파이(Spotify)는 현재 미국에서 광고 없이 팟캐스트를 들을 수 있는 '프리미엄 듀오'라는 구독 모델을 월 12.99달러에 출시했다.

소셜미디어 회사도 관련 영역을 노리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구독 형태의 비즈니스를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2009년과 2017년에도 광고에 기반한 매출의 한계를 느끼고 구독 형태 비즈니스 모델을 출시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소셜미디어 활용이 늘어난 지금 구독 비즈니스 출시를 다시 가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위터는 최근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트위터가 어떤 형태의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으면 좋겠는지' 고객 설문을 진행했다. 그에 따르면 트위터 측은 트위터에 전송 취소, 긴 동영상 전송 기능, 배지 기능 등을 추가하는 대신 월 구독료를 받는 모델 등을 고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뉴스 역시 구독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메일 뉴스레터 제작·발송 플랫폼인 서브스택(Substack)은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60% 이상 증가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작성자 숫자는 두 배로 늘었고, 서브스택을 활용해 뉴스를 제작하는 저널리스트나 작가도 2배 이상 증가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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