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 6월 2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위원회]

[디지털투데이 신민경 기자] 금융 정보의 주권을 소비자에 넘기는 마이데이터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마이데이터 시대의 핵심 중 하나는 금융회사와 핀테크 업체가 고객의 소비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권하는 일명 '초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마케팅 방식을 두고 일부에선 신중론도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3법(개정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이 5일부터 시행된다. 데이터3법이 본격화되면 금융회사와 핀테크 업체들은 맞춤형 혜택 제공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감정보를 가린 가명정보에 한해서는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임의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타깃이 불특정 다수에서 고객 개개인으로 바뀌는 등 보다 세밀한 분류와 분석이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초개인화 마케팅 경쟁이 심화될 경우 이용자들의 '필터 버블(Filter Bubble)'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필터 버블이란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만을 제공해 이들 개개인을 자신의 관심사와 비슷한 환경 안에 가두는 현상을 뜻한다. 검색과 결제 정보 등을 바탕으로 선호도가 높을 법한 상품과 서비스만을 추천받는 경우 이용자는 유사한 소비 패턴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윤민섭 한국투자자보호재단 금융소비자연구센터장은 "데이터3법 시행 이후 맞춤형 마케팅이 정교해지면 해당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도와 의존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특히 고객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 회사들이 상품 추천을 맡게 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 업체는 '고객 최우선 주의'라는 원칙을 갖고 제휴 맺은 상품을 최대한 고객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추천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핀테크 업계는 상품 추천 알고리즘 개발시 정보 제공의 균형이 유지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핀테크 업체 데이터 부문 담당자는 "마이데이터 도입 전후로 필터 버블 현상이 심화할 순 있다"며 "새로운 정보를 접할 기회 자체를 차단해선 안되지만 고객의 성향을 반영해서 맞춤화한 상품을 추천하는 일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양편의 균형을 맞추는 데 각사 기술력이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유원 네이버파이낸셜 데이터랩 박사는 "초개인화 마케팅의 경우 유사한 환경 안에서 추천이 반복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추천 대상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며 "이같은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정보의 균등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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