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몰 강화하는 식품업계…고객 데이터 경쟁력 확보 목적

CJ제일제당 CJ더마켓
CJ제일제당 CJ더마켓

식품업체들이 자체 온라인 쇼핑몰(자사몰)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자체 플랫폼을 활성화해서 상품 판매를 확대한다는 조치다. 자사몰은 충성고객 유치는 물론 고객 데이터 확보라는 장점이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식음료 업체가 운영하는 자사몰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출범 1주년을 맞은 CJ제일제당의 공식 온라인몰 'CJ더마켓'은 회원을 200만명 이상 보유한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언택트 트렌드가 확산된 상반기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상반기의 CJ더마켓 신규 가입자는 60만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16만명의 약 4배에 이른다. 상반기 주문 건수는 약 90만건으로 지난해 연간 주문 건수 100만건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은 관련 매출 역시 지난해 500억원을 넘어 올해 700억원 이상 매출 달성이 점쳐진다.

동원F&B가 운영하는 동원몰
동원F&B가 운영하는 동원몰

동원F&B가 운영하는 '동원몰'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50% 상승했다. 2007년에 론칭한 동원몰은 2016년 182억원, 2017년 226억원, 2018년 340억원 매출을 각각 기록하는 등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거래액은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워홈의 자사몰 역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0% 성장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선보인 '나100샵'의 4~6월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성장하는 등 식음료업계에서 자사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자사몰은 과거 대형 유통업체의 '최저가 출혈 경쟁'에 맞서기 위해 일종의 고육책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유통 시장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넘어가면서 지난날의 구색 맞추는 단순한 수준을 넘어섰다. 자사몰을 알리고 유지하는 데 비용이 들지만 오픈마켓 등 e커머스에 판매를 위탁하는 것보다 장점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자사몰 운영은 고객 데이터 확보, 시장 트렌드 변화 분석, 홍보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 특히 직영몰을 통해 유통업체에 내준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고 자사몰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마진을 줄여서 더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등 충성고객도 확보할 수 있다.

소비자 구매 데이터를 축적해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식음료업계도 '푸드테크'에 지향점을 두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소비자 기호와 유통 포인트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새벽배송 등으로 넘어가고 있는 패턴에 맞춰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식음료업계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춘 자사몰 강화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면서 “중장기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활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