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스토커’ 무좀, 사라져 줄래?

박효순 기자
김희주 교수가 외래진료실에서 무좀 환자의 발을 진찰하고 있다.  길병원 제공

김희주 교수가 외래진료실에서 무좀 환자의 발을 진찰하고 있다. 길병원 제공

무좀은 끈질긴 질환으로 손꼽힌다. 기온이 낮고 건조하면 수그러들었다가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기승을 부린다. 약물 치료를 통해 다 나은 것 같아도 또 재발한다. 피부사상균이라는 곰팡이를 완전 박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 나은 것 같다가도 빈번히 재발
발가락서 진물 날 땐 약물에 족욕
진물 멈춘 뒤 연고 발라야 효과

무좀은 크게 나눠 발가락 사이에 진물과 악취가 나고 갈라지며 매우 가려운 지간형, 발바닥의 각질이 전반적으로 두꺼워지며 긁으면 고운 가루처럼 떨어지는 각화형, 발바닥의 파인 부분에 물집이 생기며 매우 가려운 수포형 세 가지가 있다. 단독으로 생기기도 하고, 두 가지나 세 가지가 같이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많은 사람들이 무좀을 중한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 가렵거나 물집이 생기면 그제야 약을 사서 바르는 데 그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무좀을 박멸해야겠다’는 의지가 여름철이 지나가면서 다소 흐려지는 것도 무좀을 근절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하지만 가천대 길병원 피부과 김희주 교수는 “무좀은 그 자체로 크게 위험한 병은 아니지만,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 있고, 환자의 신체 다른 부위로 감염될 수 있어 잘 치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중의 광범위 피부질환 치료제는
다수가 부신피질 호르몬제 함유
곰팡이균 몰아내는 면역반응 방해
진균검사 통해 확진 후 처방을

김 교수는 “시중의 광범위 피부질환 치료제에는 부신피질 호르몬제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성분은 몸에서 곰팡이균을 몰아내는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억누른다”면서 “광범위한 피부연고제는 무좀 치료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지간형의 경우 진물이 있는 동안에는 연고를 발라도 연고의 약성분이 효과를 보지 못한다. 따라서 먼저 진물이 멈출 때까지 하루에 세 번씩 약 15분간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물에 발을 담그는 치료를 해서 진물이 멈추게 한 다음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이때 속칭 ‘껍질을 벗겨낸다’고 하는 무좀약을 발가락 사이에 바르면 발가락 사이의 밀폐된 공간에서 살이 더 짓무르고 균이 들어가 곪기 쉽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항진균제는 다른 약제와 상호작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기존에 복용하는 약제가 있으면 전문의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좀은 진균검사를 통해 확진한 후 치료를 하는 것이 정석이다. 기본적으로 무좀이 의심되는 부분의 각질, 물집 등의 상층을 긁어서 KOH용액으로 각질을 녹인 후 현미경으로 진균의 균사와 포자를 직접 확인한다. 진균 배양 검사는 곰팡이의 균종까지 구분할 수 있지만 4주간의 배양기간이 필요하고 KOH 검사에 비해 양성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는 탓에 모든 무좀에서 시행하는 검사는 아니다.

무좀은 곰팡이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므로 전염성이 있다. 따라서 발무좀이 있는 사람과 신발(슬리퍼 포함)을 함께 신지 말아야 한다. 곰팡이균은 덥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발에 땀이 차고 더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나쁘다.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거나 여러 켤레의 신발을 번갈아 신어 신발이 완전히 마를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또한 땀에 젖은 양말을 갈아 신거나 발가락 양말을 신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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