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코카콜라 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들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광고 중단을 선언하면서 소셜미디어 기업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가짜뉴스’와 혐오 콘텐츠 등을 방관하면서 플랫폼의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셜미디어 보이콧, 전 세계로 확산

스타벅스·코카콜라…소셜미디어에 등 돌리는 글로벌 기업들
스타벅스가 페이스북을 포함한 모든 소셜미디어에 광고를 중단키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성명을 내고 “광고 중단 결정은 소셜미디어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인 혐오 발언이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또 “포용적인 소셜미디어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기업뿐 아니라 정계와 학계 등도 힘을 모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카콜라와 유니레버도 모든 소셜미디어에 대한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세상엔 인종차별을 할 곳이 없고, 소셜미디어에서도 마찬가지”라며 “페이스북뿐 아니라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유튜브, 스냅챗 등 모든 소셜미디어에 대한 글로벌 광고비 지출을 한 달 이상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유니레버 역시 미국에서 모든 소셜미디어에 광고하지 않겠다고 했다.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페이스북을 압박하는 기업은 160곳을 넘었다. 펩시콜라·허쉬(식품), 버라이즌(통신), 디아지오(주류), 혼다(자동차) 등이 “다음달부터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빼겠다”며 보이콧 행렬에 동참했다. 보이콧 운동을 주도한 미국 시민단체들은 유럽 등 전 세계 기업과 소비자에게도 이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번 보이콧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 관련 게시글에 대해 페이스북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익을 위해 혐오를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일던 상황에서 시작됐다.

SNS 신뢰 상실…지갑 닫는 기업들

지난해 페이스북은 700억달러(약 84조2000억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다. 글로벌 기업에서 나온 수입은 이 중 4분의 1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800만 개에 달하는 소형 업체가 지불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광고주가 지갑을 닫는 상황에서 대형 기업의 이탈은 페이스북으로서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폭스뉴스는 분석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한 발 물러서며 백기를 들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과의 온라인 대화에서 “게시물이 폭력을 선동한다고 인정되면 누구의 말이든 삭제할 것”이라며 “플랫폼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매년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며, 인공지능(AI)이 혐오 표현을 90% 걸러낸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 26일 8.3% 폭락했다.

보이콧 운동은 좀처럼 사그라질 조짐을 보이질 않는다. 이는 가짜뉴스와 혐오 표현 등이 범람하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기업의 불만이 쌓였기 때문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소셜미디어는 젊은 층에 효과적인 디지털 광고 플랫폼이지만 업체들이 부적절한 콘텐츠를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피자가게 지하에서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다’는 내용의 가짜뉴스 ‘피자게이트’가 최근 틱톡을 중심으로 다시 전파되면서 게시물 공유는 80만 건을 넘을 정도다.

광고주들이 이번 페이스북 보이콧을 계기로 소셜미디어에 불만 사항의 시정을 요구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