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한다. 뿐만 아니라 지구전체가 급속하게 연결되고 있다. 기업의 영업환경도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팀플레이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1인 기업도 외부 파트너들과 협업을 하지 않으면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글로벌시대의 경영환경이다.

지금은 고인이된 스티브 잡스의 일화는 소통과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잡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똑똑한 사람 중 한명이다. 애플의 설립자이자 상징과 같았던 그가 1985년 이사회에 의해 퇴출된다. 독단적 성격이 발단이 됐다. 잡스는 팀원들을 '멍청이, 쓰레기들'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특히 회사를 위해 일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프로젝트를 위해 일한다고 해야 할 정도였다. 결국 그는 1985년 애플을 떠나야 했다.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난 경험은 그가 팀워크와 리더십을 배우는 값비싼 경험이 됐다.

이후 잡스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픽사를 경영하며 팀플레이와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틀렸고 팀이 맞았다'고 인정한 후 그는 성공에 성공을 거듭한다. 픽사를 세계최고의 애니메이션 왕국으로 성공시킨 후 그는 1997년 경영위기에 봉착한 애플에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한 그는 애플을 다시 세계최고 기업으로 부활시켰다.

소비자 변화 전달하는 통로

훌륭한 인재는 탁월한 팀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이다. 하지만 이들 개개인이 엄청난 팀워크를 발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들이 서로 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강력한 끈은 바로 공동의 목표이다. 모두와 공유한 목표를 통해 팀 내의 창의적인 마찰에서 생긴 불꽃이 전체를 태워버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1955년 포춘 500대 기업에 속했던 기업 중 단 60개 기업만이 2017년 500대 기업 리스트에 남아있다. 불과 12%다. 또 워싱턴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현재 포춘 500대 기업의 40%가 10년 뒤 리스트에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결과의 원인을 기술혁명에서 찾는다. 급변하는 기술변화에 뒤쳐진 기업이 도태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보다는 소비자 니즈의 변화가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한발 더 깊이 들어가면 배경에는 소통의 부재가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기업 내 소통은 구성원 간뿐만 아니라 소비자 변화를 경영진에게 전달하는 주요한 통로다. 특히 영업조직에서의 소통은 생존과 직결된다.

필자가 활동하는 네트워크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30년 동안 업계 2~1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기업 대부분이 금세 사라졌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이들 기업 대부분은 창업초기 원활한 소통으로 빠른 성장을 한다. 하지만 기업의 매출이 오르고 조직이 커지면 경영자와 리더들에게서 변화가 일어난다. 소수의 직관에 의한 판단 중심의 경영이 이뤄진다. 소통이 당장 매출이나 수익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한 경영이 승리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마케팅 경험이 없는 경영자와 리더들이 의사결정의 열쇠를 쥔 기업들일 수록 이런 일이 많이 발생한다.

방법이 아니라 태도

소통은 단순히 대화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교육학자인 민현기 박사는 저서에서 '소통은 방법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소통은 말의 교환 과정인 대화와 차별된다. 본래 전하고자 했던 뜻과 생각을 원활히 나누고 그 과정 속에 의도를 온전히 전하려면 조금 더 진지하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상대방을 인간적으로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좋은 소통은 상대방의 마음을 파악하고, 상호 간 적극적으로 집중하고 관찰해 함축된 의미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노력에 의해 완성된다. 그래서 소통은 '과정'이 중요하다.

소통은 동료나 상사의 말에 무조건적으로 동조하는 것이 아니다. 일방적인 들어주기나 칭찬해주기도 소통으로 보기 어렵다. 상대방이 하는 말의 의미를 파악하고 적절한 충고나 조언으로 힘을 실어주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다. 이런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조직은 팀플레이의 질과 양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지니의 마케팅 이야기" 연재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