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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rism] 아마존의 밀레니얼 공략…연예인 대신 유튜버 손잡았다

입력 : 
2020-06-11 04: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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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기업들이 위기를 이야기하는 시점에 끝없이 성장하는 회사가 하나 있다. 그렇다. 당신이 쉽게 예측 가능한 아마존 (Amazon)의 이야기다. 아마존의 다음 행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패션 분야다. 수많은 기업들이 아마존의 다음 희생양으로 꼽고 있는 곳이 바로 패션 분야다. 최근 몇 년 동안 아마존은 단순하게 타 패션 브랜드를 유통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속적으로 자체 패션 브랜드를 개발하여 판매할 정도로 이 분야의 사업 확장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그 결과 사실상 미국에서 가장 큰 패션 판매업자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분야와는 달리 패션 및 의류 제품은 제품의 특성상 여전히 직접 입어보고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여전히 아마존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점들도 있다. 아마존의 가장 강력한 구매 원동력인 강력한 가격 인하 프로모션으로 인해서 단순한 패션 액세서리나 의류들을 중심으로 매출이 일어나는 것도 아마존의 고민거리다.

아마존이 이러한 문제점을 탈피하고자 야심 차게 출시한 프로그램이 바로 '더 드롭(The Drop)'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은 진짜 패션 분야를 제패하기 위해서는 아마존이 옷을 구매하는 가장 스타일리시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9년 6월에 론칭된 더 드롭은 MZ세대라고 불리는 20대, 30대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아마존이야말로 가장 트렌디하고, 세련된 옷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란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은 지금 20대, 30대 MZ세대가 가장 패션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싶어하는 대상이 바로 디지털 세상에서 인플루언서(Influencer)라고 불리는 소셜미디어의 스타들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 드롭이라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유명 소셜미디어 스타들과 협업해 그들이 기획하고 만드는 패션 아이템들을 독점해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을 뽐내는 것을 좋아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그들이 끊임없이, 수시로 이 플랫폼에 찾아오게 하기 위해 모든 상품은 출시 후 오직 30시간 동안만 구매할 수 있도록 철저히 희소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모든 상품은 철저하게 주문 후 만들어 판매한다는 원칙을 통해서 불필요한 쓰레기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했다. 가치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또 다른 영리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방문했을 때 '품절(Sold-out)'이란 문구에 실망할 고객들을 위해서 베이직한 라인의 옷들은 항상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수십만 명의 팬을 거느린 소셜미디어 스타들이 만들어내는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의 상품을 독점해서 판매함으로써 패션 분야에서 아마존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면서, 동시에 강력한 가격 정책을 통해 방문한 사람들에게 베이직한 제품들을 노출시키고 꾸준하게 안정적으로 이들을 통한 매출도 만들어내겠다는 영리한 전략이다. 더 드롭에서 아마존과 협력하는 제품들을 론칭한 소셜미디어 스타들은 당연히 그들이 론칭한 패션 아이템을 그들이 주력으로 이용하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상에 노출시킬 것이다. 즉 아마존은 더 드롭을 통해서 인플루언서들과 효과적으로 협업할 경우, 동시에 특별한 돈을 들이지 않고도 그들과 협업한 제품들을 노출시키는 광고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아마존은 지금 젊은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매일매일 삶을 들여다보고 있는 대상이 손에 잡히지 않는 삶을 사는 할리우드 슈퍼스타들이 아니라,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매일매일 그들의 데일리 패션 아이템들을 노출시키는 소셜미디어 스타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과 효과적인 방식으로 협업을 할 경우,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이제 아마존처럼 단순하게 소셜미디어 스타들을 광고 모델로 사용하거나 그들에게 PPL 형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넘어서서, 자신만의 플랫폼을 통해 보다 더 전략적으로 이들과 협력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다.

[이승윤 디지털 문화심리학자·건국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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