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전성시대를 맞이한 국내 방송 산업계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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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03   |  발행일 2020-05-04 제18면   |  수정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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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전성시대에 대비하려는 국내 방송 산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현재까진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이에 도전장을 낸 토종 OTT들의 공격적 행보도 주목된다. 국내 OTT 시장에서 홀로 분투해온 왓챠플레이를 위시해 KT의 시즌, JTBC와 CJ ENM의 티빙, 지상파 방송 3사와 SK텔레콤이 손잡은 웨이브 등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연달아 론칭하며 나름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그 현장속으로 들어가 본다.

◆격동하고 있는 OTT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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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문화는 콘텐츠 제작사들에게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깨비' '호텔 델루나' '사랑의 불시착' 등을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은 언택트 산업이 각광 받으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 게다가 중국이 한한령을 해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행보는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이에 발맞춰 제이콘텐트리·카카오m 등 콘텐츠 제작사들이 속속 생겨났고, SBS도 최근 드라마 전문 제작사 스튜디오S를 설립했다.
국내 OTT 플랫폼 사수의 의지는 합종연횡을 통해서도 읽힌다. CJ ENM과 JTBC는 지난 16일 기존 '티빙' 사업부문을 분사해 새로운 별도법인 OTT 플랫폼을 출범시켰다.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을, JTBC는 '부부의 세계' '이태원클라쓰' 등을 제작한 제이콘텐트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만큼 콘텐츠 측면에서 막강한 시너지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녹두전
앞서 방송 3사와 SK텔레콤 합작회사 웨이브는 지난 12일 NBC유니버설과 오리지널 콘텐츠 수출을 골자로 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이번 계약이 "한류 콘텐츠 생태계를 넓히고자 하는 SK텔레콤·웨이브와 최근 북미, 유럽 지역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한류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NBC유니버설의 이해관계가 맞아 성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으로 웨이브는 국내 지상파 3사와 함께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향후 3년간, 매년 최대 5개 작품을 NBC유니버설에 공급한다. NBC유니버설은 웨이브 콘텐츠의 해외 유통 권리를 확보하고, 자사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다. NBC유니버설은 미국 지상파 방송 NBC, 영국 Sky채널 등의 채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4월 중 OTT 서비스 '피콕'을 미국 전역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SK텔레콤과 웨이브는 NBC유니버설과 콘텐츠 투자, 제작도 함께 모색하기로 협의했다.
웨이브는 이번 협력으로 글로벌 진출 사업에 중요한 밑거름이 된 것은 물론, 한국 시청자에게 제공되는 콘텐츠 범위 역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코미디 드라마 '인텔리전스', 정치 드라마 '코브라' 등 NBC유니버설의 콘텐츠를 독점 제공해왔다. 또한 웨이브는 NBC유니버설을 통한 콘텐츠 수출 등을 고려해 올해 총 600억 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첫 오리지널 콘텐츠, KBS '조선로코-녹두전'을 선보였고, 민규동, 노덕, 한가람 등 한국 영화감독 8명이 연출하는 공상과학 영화 'SF8'을 MBC와 함께 투자·제작 중이다.

도야마 쇼지 NBC유니버설재팬 최고경영책임자는 "웨이브와 NBC유니버설의 콘텐츠 파이프 라인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외가 주목하는 한국 예능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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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인 OTT 경쟁의 막은 올랐다. 넷플릭스에 이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이 1~2년 내 국내에 상륙할 예정이다. 동시에 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드라마와 영화, 예능까지 두루 포함시킨 공격적인 콘텐츠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넷플릭스 한국 유료회원은 2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40만 명에서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왓챠플레이는 유료 회원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2019년 기준 가입자 수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웨이브와 시즌은 기존의 IPTV, 인터넷, 통신 결합으로 약 30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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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tvN 예능 프로그램이 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하나의 목소리 전쟁 : 300'(이하 '300')이 독일에서 인기리에 리메이크 방송되고 있고, 네덜란드에서는 '꽃보다 할배' 시즌2 편성이 확정됐다.

2018년~ 2019년 국내에서 방송된 음악 예능 '300'은 뮤지션과 팬이 한 팀이 되어 떼창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AACA 2019'에서 'Best Music or Dance
런닝맨
런닝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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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목소리 전쟁:300
Program' 부문을 수상하며 글로벌 역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꽃보다 할배' 역시 미국, 프랑스, 폴란드, 러시아 등 총 10개국에서 방영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오는 5일에는 네덜란드 지상파 채널 RTL4에서 네덜란드판 '꽃보다 할배' 시즌2가 첫 방송된다.

이미 MBC '복면가왕'의 미국판 '더 마스크드 싱어'는 폭스채널에서 2019년 1월부터 방송을 시작해 시즌3가 절찬리에 방송중이다. 또 미국 유력 매체 인디와이어는 JTBC '히든싱어'와 '냉장고를 부탁해'를 해외에서 주목하고 있는 한국 예능으로 꼽기도 했다. 중국 역시 SBS '런닝맨', Mnet '프로듀스 101'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 다양한 한국 예능을 리메이크했다.

CJ ENM 해외콘텐츠사업국 민다현 팀장은 "'300'과 '꽃보다 할배' 등 다양한 장르의 tvN 예능이 유럽지역에서 한국예능 포맷의 우수성과 참신함을 알리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꽃보다 할배'는 서구에 동양적인 가치와 보편적인 감동을 독창적인 형식으로 생생하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미국,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인기 있는 포맷으로 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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