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로 고객 잡아라, ‘홈코노미’ 겨냥한 카드사의 ‘구독경제’ 마케팅

윤혜림 입력 : 2020.03.19 06:36 ㅣ 수정 : 2020.03.20 06:30

카드사, OTT 특화 상품 출시로 시장 선점 나선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코로나19의 여파로 극장이나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이 크게 줄어든 반면, 온라인 쇼핑몰이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Over the Top)를 통한 ‘언택트(Untact)’ 소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언택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덩달아 구독경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이 OTT 서비스에 특화된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언택트(Untact)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언(Un)’이 합쳐진 단어로,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접촉을 뜻한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Over the Top)를 통한 ‘언택트(Untact)’ 소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롯데 등 8개 카드사의 지난 2월 온라인을 통한 신용카드 승인액은 2019년 2월에 비해 34.3% 급증한 9조4625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프라인을 통한 신용카드 승인액은 2019년 2월 비해 0.1% 증가한 30조1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재택근무와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경제활동을 해결하는 ‘홈코노미(Home+Economy)’족이 늘었기 때문이다. ‘홈코노미’란 집을 뜻하는 ‘홈(Home)’에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가 합쳐진 말로, 집에서 각종 경제활동을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홈코노미족이 증가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소비가 증가하자 카드사들은 비대면 접촉인 ‘언택트’에 초점을 맞춘 언택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OTT를 제공하는 업체와의 연계이다.

 

최근 카드사들은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할인 혜택과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앞다퉈 OTT서비스 업체와 연계한 할인 혜택을 내놓는 이유는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구독경제 모델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카드를 활용할 경우, 매 결제일마다 번거롭게 결제할 필요없이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거나 할인된 금액으로 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고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OTT 서비스로는 넷플릭스서비스 코리아가 2007년 출시한 넷플릭스(Netflix)를 들 수 있으며 국내에는 2012년 왓챠가 출시한 왓챠플레이(watchaplay)와 2019년 주요 지상파3사와 SKT가 연합해 출시한 웨이브(wavve)가 있다.

최근 카드사들은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다양한 할인 혜택과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래픽=뉴스투데이]
 

삼성카드는 최근 대표적인 신용카드 시리즈인 ‘숫자카드 V4’를 개편하면서, V4 시리즈 내 5개 카드에 넷플릭스, 온라인쇼핑, 배달 앱 등을 이용할 경우 할인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적용했다.

 

롯데카드는 CJ ENM이 제공하는 OTT 서비스인 티빙(TVING)과의 제휴를 통해 ‘라이킷 올(LIKIT ALL)’ 카드를 발급한다. 카드를 발급받은 후 우리은행 계좌 연결해 1만원 이상 이용하면, 티빙 1년 무제한 이용권과 연회비 캐시백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지난달 출시한 ‘디지털러버’ 카드는 ‘기본·구독·선물’ 등 3단계로 혜택을 구분해, 기본 혜택으로 유튜브 프리미엄과 넷플릭스의 구독 서비스를 월 1만원 할인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최근 소비 형태 변화에 맞춰 수요가 높아지는 정기결제에 대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특히 20~30대 젊은 반응이 좋다. 꾸준히 고객들에게 유용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크레딧스위스에 따르면 구독경제 시장규모는 올해 약 5300억달러(약 59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00년에 약 2150억달러(약 245조원) 수준이었던 시장이 거의 2.5배 성장한 것이다. 또한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2023년이면 전세계 기업 중 75%가 구독경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사가 OTT서비스로를 통해 고객을 확보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구독경제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자물쇠 효과(Lock-In) 때문이다. 자물쇠 효과는 기존의 비용과 사용방식을 버리기 싫거나, 다른 것으로 갈아타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기존 것을 계속 쓰는 소비심리를 말한다.

 

즉 서비스를 구매한 소비자를 충성고객으로 붙잡을 수 있고, 가입자 이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복되는 매출을 통해 정기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게다가 고객들의 성향이나 특징의 분석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 수요의 예측이 쉬워졌다는 점도 카드사들이 구독경제를 주목하는 이유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구독경제 분야는 정기적인 납부 항목에 카드 혜택을 더하고, 정기결제 기간 동안 이 카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자물쇠(Lock-in)’ 효과를 통해 고객 생활 속 주사용 카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독경제에 대한 문제점으로 기업이 이익을 취하기 위해 소비자가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도록 유도하는 행태인 ‘다크넛지(Dark Nudge)’를 꼽을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카드 혜택에 우선하기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