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홈플러스, 역발상 마케팅으로 실적방어 나서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5 09:48

수정 2020.03.15 09:48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모델들이 '역발상 아이디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침체된 내수경기와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차별화된 관점의 신상품을 내놓았다고 15일 밝혔다. 홈플러스제공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모델들이 '역발상 아이디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침체된 내수경기와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차별화된 관점의 신상품을 내놓았다고 15일 밝혔다. 홈플러스제공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와 차별적 영업규제,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매출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거나, 신기술 도입이나 사전 비축을 통해 제철 먹거리를 1년 내내 ‘철 없이’ 팔기도 한다.
뉴트로 열풍과 마니아층을 겨냥한 기획상품도 쏟아내고 있다.

홈플러스가 이달 출시한 ‘짜지 않은 몸통 건오징어’(130g/4미/9990원)는 ‘왜 시중에선 대부분 오징어 다리만 팔까?’란 질문에서 출발한 상품이다. 남은 몸통은 주로 식당에 팔린다. 식감이 부드러워 식재료로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마른 오징어를 먹을 때에도 다리는 어르신들이 먹기 불편하고, 몸통만 원하는 사람도 많다. 미식가는 오징어를 귀부터 먹는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다.

이에 홈플러스는 ‘어디 한 번 몸통만 팔아보자’ 생각했다. 원양산 물량을 저렴하게 공수해 구룡포에서 5일간 자연해풍으로 건조하고, 염수농도도 3% 정도로 평균(5%)보다낮춰 누구나 부담 없이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오프라인 유통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는 가운데서도 이달 홈플러스 건오징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나 뛰었다.

홈플러스는 대표적인 ‘엄마 반찬’인 나물류를 참치캔처럼 통조림으로 만든 ‘나물캔 4종’(120g/고구마순/시래기/곤드레/고사리/1980~3300원)도내놨다. 나물은 손질과 세척이 번거로운 데다 유통기한이 짧아 다 먹기도 전에 버려지기 일쑤인데, 정성껏 손질한 나물을 삶아 멸균 포장해 오래 두고 언제든 손쉽게 조리할 수 있게 했다. 이 상품은 본래 20개 스페셜 점포 전용 상품으로 기획했지만, 찾는 고객이 많아 이번 주중 전국 점포와 온라인몰로도 확대 판매할 예정이다.

‘손질오징어’(국내산/해동/4마리/9990원)는 일종의 ‘못난이’ 상품이다. 최근 국내산 오징어는 가격이 비싸 살 엄두가 나지 않는데, 홈플러스는 보통의 채낚기 대신 그물로 어획한 오징어를 사들여 팔기로 했다. 그물 오징어는 채낚기 물량보다 규격이 일정치 않고 군데군데 흠집이 있지만, 가격이 저렴한 데다 유통업체가 조금만 수고하면 일반 상품처럼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다.

최근 메가 트렌드로 떠오른 ‘뉴트로’ 열풍을 공략한 신상품도 내놨다. 대형마트 최초로 롯데칠성음료와 출시한 ‘델몬트 레트로 에디션’(9900원)은 과거 집집마다 보리차용 물병으로 많이 쓰였던 델몬트 주스 유리병과 오렌지∙포도 주스(각 1.5ℓ)를 묶은 세트 상품이다.

김웅 홈플러스 상품부문장은 “고객의 가치 있는 소비생활을 돕기 위해 익숙함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관점의 신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좋은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위축된 내수 경기회복도 지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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