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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모바일에 친근한 2030…웹소설에는 지갑 연다

김슬기 기자
입력 : 
2019-12-08 18:00:07
수정 : 
2019-12-08 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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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독자 2030이 61%

수익 100억대 웹소설도 탄생

월1만원대로 무제한 책읽는
전자책 스트리밍서비스 인기
◆ 문화예술계 밀레니얼 쇼크 ② ◆

사진설명
종이책 시장이 밀레니얼 쇼크를 맞은 반면에 디지털 콘텐츠 시장은 파죽지세로 기세를 떨치고 있다. 2030세대는 스마트폰이나 전자책 단말기로 장편 소설을 읽는 데 거부감이 없다. 웹소설 업계 1위인 카카오페이지의 지난 9~11월 이용자 연령층을 분석해보니 20대가 35.5%, 30대가 25.5%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10대가 15.5%를 차지했고, 40대 이상 연령은 통틀어 23.8%에 불과했다. 웹소설은 그야말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콘텐츠인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웹소설 시장은 2013년 100억원 수준에서 2018년 4000억원 규모로 폭발적 성장을 이뤘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 9월 하루 매출 10억원을 돌파했다.

독자가 몰리니 황금알도 낳고 있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영화 '검은사제들' 원작은 인기 웹소설이다. 2013년부터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한 남희성 웹소설 '달빛조각사'는 판매 부수 600만부를 넘겼다.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으로도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간판 웹소설인 조석호 작가의 '닥터 최태수'는 평범한 인턴이 우연한 사고를 겪고 난 뒤 진정한 외과의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 의학 판타지다. 누적 조회 수가 7억1000만뷰에 달하는 이 작품은 전자책으로도 무려 135권 분량으로 출간됐다. 막대한 분량과 팬덤이 결합해 누적 매출액은 100억원을 넘었다. 게임을 소재로 한 박새날의 판타지 소설 '템빨'도 5억3000만뷰를 기록한 화제작으로 누적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는다.

네이버는 최근 웹소설·웹툰 플랫폼 '시리즈'를 독립시킨 뒤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수애와 변요한 등이 TV 광고를 통해 알리고 있는 '재혼 황후'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 등도 네이버 시리즈의 인기 웹소설로 승승장구 중이다. 네이버는 웹소설 연재 작가 중 26명이 한 해 1억원 이상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 장르소설이 웹소설이라는 플랫폼을 등에 업고 다시 전성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지식재산권(IP) 시대를 맞아 소설에서 웹툰,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콘텐츠 활용도가 넓어지면서 일어난 변화다.

전자책 서점들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교보문고, 예스24,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는 각각 1만원 안팎인 월 구독료로 전자책 1만~5만여 권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밀리의 서재에 따르면 전자책 구독자는 20대(40%)와 30대(37%)가 압도적으로 많다. 종이책 시장과 이용 계층이 달라 이들 서비스가 도서시장 파이를 더 키울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근 전자책 서점들은 신간과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억대의 선인세를 지급하고 김영하, 김훈 등 스타 작가를 모시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90년대생 소비 트렌드 2020'을 쓴 곽나래 작가는 "돈을 내고 스트리밍하는 시대에 주요 콘텐츠 소비자로 올라선 1990년대생들은 양질의 콘텐츠라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고 설명했다. 서점에서도 10대 독자들에게는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날씨의 아이' 등 게임 소설과 라이트 노벨 인기가 많은 편이다. 이들이 성인 독자가 됐을 때 웹소설 시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젊은 독자들이 이끌 독서 문화의 변화는 이제 막 시작됐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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