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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시대`에 문과 직장인이 살아남을 방법은?

임형준 기자
입력 : 
2019-12-03 06:01:01
수정 : 
2019-12-03 15: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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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즈니스 인사이트-269] '빅데이터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데이터 분석'을 외치고, 기업들은 하나같이 '데이터 분석 전문가' 또는 '데이터 과학자'를 채용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정보기술(IT) 시장 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가 올해 발표한 '국내 빅데이터 및 분석 시장 전망(2018~2022)'에 따르면 국내 시장의 빅데이터 관련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0.9% 성장해 2022년에는 2조2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IDC는 "해당 시장 성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처하며 데이터 흐름을 실시간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과거 대비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공지능(AI) 시스템 구축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데이터 필요성 증가도 시장 성장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당신이 컴퓨터공학이나 수학 또는 통계학을 전공했다면 아마 요즘 그렇게 어렵다는 취업도 아주 가시밭길은 아닐 것이다. 가지고 있던 지식을 바탕으로 데이터 과학을 공부하면 반길 곳이 점점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과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들은 어떨까? 수학과는 담을 쌓은 지 오래고, 통계라고는 가끔 그래프나 차트를 보는 게 전부인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말이다.

전문가들은 '시민 데이터 과학자'로의 변신이 해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미 진짜 '과학자'가 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을지라도 빅데이터 관련 지식을 갖춘 준전문가로서 역할을 해내면 된다는 의미다. 사업 기획, 마케팅 전략 설정, HR와 PR 등 직무를 수행하면서 데이터 전문가와 의사 소통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정도의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중요해질 것이니까 말이다. 직접 고도의 분석을 하는 과학자로서 역할을 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협업을 원활하게 만들 자원이 되라는 조언이다.

그렇다면 데이터 과학자와 시민 데이터 과학자는 무엇이 다를까. 간단하게 말하면 과학자들이 만들어놓은 도구를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고, 과학자들이 분석해둔 결과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진짜 통계학자처럼 분석의 본질과 방법론까지 연구하며 고민할 필요는 없을지라도 R, 파이썬, SPSS 등 통계 분석 툴은 직접 써볼 수 있는 수준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최근 취업준비생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각종 강좌가 많이 등장하고, 국가공인을 받은 관련 민간 자격증도 생겨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시민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통계 분석론, R나 파이썬 등의 통계 분석 툴 사용 방식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공부와 연습, 머신러닝 작동 방식 이해 정도가 필요하다. 아무리 '시민 과학자'라지만 고등학교에서 문과 과정을 이수하고 대학에서도 수학 공부를 게을리했다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데이터 과학을 공부하는 늦깎이 직장인들의 반응이다.

그러나 아직 조금의 희망은 남아 있다. 이른바 '증강 분석'이 등장했고, 앞으로도 발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민 과학자가 대거 탄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증강분석(Augmented Analytics)이란 데이터 전처리부터 시각화까지의 프로세스를 사람이 아닌 기계가 자동으로 처리하고, 숨겨진 패턴을 찾아 예측 분석을 빠르게 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하면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함으로써 통계 비전문가도 이를 활용해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다. 데이터 분석에 관한 이론을 정말 깊이 알지 않아도 AI의 도움을 받아 분석을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하는 방식을 크게 바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가올 빅데이터 시대에도 분명히 문과의 영역은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더 좁아지는 그 영역의 틈바구니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잡고 싶다면, 혹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남보다 한 걸음 앞서 준비하고 싶다면 '시민 데이터 과학자'로서의 첫걸음을 떼보는 것은 어떨까.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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