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스타트업 공통무기는 '고객중심주의'

채널톡·아이디어스·화해·마리트 등

중기/벤처입력 :2019/10/31 16:38    수정: 2019/10/31 17:23

해외 출장을 앞둔 한 고객이 쿠팡에서 신발 한 켤레를 주문했다. 출국일이 다가와도 상품 배송은 감감무소식. 답답했던 고객은 고객센터로 전화해 자신의 상황을 상담원에게 하소연했다. 다음날, 제품 수령을 포기한 채 출장을 떠나려던 고객은 공항 출국장에서 자신과 통화한 상담원과 마주쳤다. 직원의 손에는 고객이 주문한 신발이 들려있었다.

쿠팡 '로켓배송'의 시초가 된 일화다. 쿠팡은 '고객이 와우(wow)하게 만들자'는 모토를 갖고 고객 만족에 강박적으로 집착했다. 덕분에 로켓배송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탄생했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출시했던 때 연간 배송 상품은 2천300개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월 기준 누적 10억 개 상품을 배송할 정도로 물류의 규모는 빠르게 성장했다.

쿠팡처럼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에는 공통적인 무기가 있다. 바로 '고객중심주의'다.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중심주의는 어쩌면 스타트업에게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며, 큰 수익까지 보장되는 성장 방식이다. 실제로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놀라운 성과를 내는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 채널톡 "대표님도 개발자도 디자이너도 모두 고객과 직접 대화해요"

채널톡 고객경험 컨퍼런스.

채널톡은 사이트에 들어온 고객과 사업자가 대화하는 고객 상담 메신저다. 2017년 7월 정식 출시한 이후로 약 2년 만에 1만6천개가 넘는 고객사를 확보했다. 작년 한해 매출은 5배 성장했다.

채널톡은 스타트업 성장의 핵심 전략인 '고객중심 비즈니스'를 소프트웨어로 구현한 제품이다. 채널톡 최시원 대표는 3번의 창업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고객에 대해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전에는 온라인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데 온라인 게임을 개발해 사업을 접어야 했고, 좋아하는 인플루언서도 없고 본인이 인플루언서도 아님에도 SNS 인플루언서 광고 서비스를 만들었다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채널톡의 슬로건은 '고객이 답이다'이다. 고객과 대화하는 메신저를 비롯해 홈페이지 안에서 고객의 정보를 얻고 효과적인 타깃 마케팅을 할 수 이다. 추후 고객을 관리하는 기능 출시까지 계획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방문객 100명 이하인 사이트에 채널톡의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작은 규모의 소상공인도 쉽게 고객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성장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특히 채널톡은 대표,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모든 직원들이 직접 고객과 대화하며 모든 팀원들이 고객에 대해서 깊이 이해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개발된 푸시봇, 서포트봇 등의 기능 모두 고객의 의견을 바탕으로 기획 및 제작됐다.

■ 아이디어스 "고객 응대도 하나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죠"

김동환 백패커 대표

아이디어스는 핸드메이드 작가들이 손으로 직접 만든 작품을 고객들이 구입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비슷한 사업을 하던 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는 와중에 아이디어스는 창업 5년 만에 핸드메이드 플랫폼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아이디어스의 월간 실 사용자 수는 260만 명에 달한다. 앱 다운로드 수는 660만 회를 넘어섰다.

아이디어스는 빠른 시간 내에 작가들을 섭외하고 많은 고객을 모았던 비결 중 하나로 '철저한 고객 가치 지향' 전략을 꼽았다.

김동환 아이디어스 대표는 핸드메이드 제품의 특성상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제품의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공산품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스는 플랫폼에 등록된 작가와 고객이 1대1로 대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은 상품의 성능이나 이용 방법 등을 24시간 물어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객의 의견을 작가에게 전달할 수 있으며, 제작 기간이 한 달 이상 긴 제품의 경우 중간 제작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 화해 “고객의 리뷰로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애플리케이션 '화해'는 화장품의 성분 분석과 리뷰 콘텐츠를 모아 탄생한 플랫폼이다. 다운로드 수는 700만 건을 돌파했으며 실제 사용자의 리뷰는 440만 개에 달한다.

이웅 대표는 신뢰할 만한 제품을 구분하기 위한 '리뷰'기능을 제공한다. 상업적인 리뷰, 불순한 의도를 가진 리뷰 등 신뢰성이 적은 리뷰를 걸러내기 위해 화해는 몇 가지 허들까지 만들었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둘 다 기록해 리뷰를 작성하도록 했으며, 내가 리뷰를 작성해야만 다른 사람의 리뷰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 결과 광고성 리뷰는 적어지고 훨씬 신뢰도 높은 리뷰가 올라왔다.

이후 리뷰를 바탕으로 손쉽게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자체 온라인 쇼핑몰 '화해 쇼핑'까지 오픈했다. 잘 팔릴 만한 제품, 이미 잘 팔리고 있는 제품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화해가 갖고 있는 소비자들의 생생한 리뷰를 활용해 새로운 쇼핑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최근에는 고객이 남긴 리뷰로 신제품 'ONLY화해' 5종을 출시했다. ONLY화해 제품은 사용자 리뷰를 반영해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시킨 것이다.

이웅 버드뷰 대표는 "화해 쇼핑은 나의 리뷰가 ONLY 화해의 제품이 되고, 커머스 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다"라며 "앞으로도 ONLY화해 제품과 기획전을 통 해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제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마이리얼트립 “고객의견 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살피고 있어요”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여행 플랫폼 회사 마이리얼트립은 한정된 여행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던 업계 관성에서 벗어나 '자유여행'을 테마로 높은 호응을 얻었다. 그 결과 300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 받았고 누적 여행자 수는 620만 명에 달한다. 이들이 남긴 후기 수도 65만 개 이상이다. 현재는 세계 690여 개 도시에서 1만9천800여 개의 상품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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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건 대표는 사업 시작 후 매일같이 고객이 작성한 서비스 이용 후기를 살핀다. 특히 5점 만점의 후기 중 1점대 평가는 놓치지 않고 모두 확인한다. 하루 최대 1천700여 개의 후기가 올라오는 것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노력이다.

여행은 1년에 한두 번 경험하는 경우가 잦다. 고객이 회사 서비스에 한 번 실망할 경우 다시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수 있기에 고객 평가에 더욱 예민해 질 수밖에 없다. 2주에 한 번씩 열리는 전사 타운홀 미팅에서도 고객에 집중하는 마이리얼트립의 행보를 엿볼 수 있다. 전 직원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고객의 평가를 직접 읽고 불만족과 만족의 사례를 각각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