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전략 맞춰 유튜브 활용하기도 하지만 홍보트렌드에 좇겨 민망한 조회수
  • 증권사들이 기업 홍보마케팅 수단으로 '유튜브' 플랫폼 활용에 너도나도 나서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반면 홍보 트렌드에 쫓겨 구색만 갖추기에 급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위 증권사는 물론 중소형 증권사들까지 동영상 콘텐츠를 공유하는 웹사이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비자와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비용이 많이 드는 TV광고를 대체해 기업 특색에 맞는 신선한 기획으로 대중과 밀접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유튜브의 최대 강점이다. 잠재적인 젊은층 투자자를 시장에 인입시키려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유튜브 활용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대부분 일찌감치 유튜브 공략에 나섰다. 지난 2007년 삼성증권이 가장 처음 계정 개설을 시작해 올해까지 주요 홍보 전략으로서 유튜브 콘텐츠 개발을 택했다. 많게는 7000여개에서 적게는 40개 남짓에 이르기까지 각사의 콘텐츠가 유튜브 플랫폼을 활보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유튜브 운영 현황을 보면 각사 비지니스 철학과 방향성을 토대로 신선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증권사들이 유튜브 이용자들의 마음을 사고 있다.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한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다. 10월29일기준 3.3만명의 구독자에게 212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주식을 사랑하는 세 남자의 리얼투자 수다', '해외주식, 처음시작하고 싶다면', '직장인 공감드라마 오늘도 출근합니다', '투자 여행기' 등 신선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훨씬 더 많은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는 증권사들과 견줄 때 전반적인 조회 수는 독보적이다. 조회수가 높은 단순 광고 콘텐츠를 제외하고, 시리즈 콘텐츠물의 평균 조회 수는 수천건에서 1만여건에 달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유튜브 등 뉴미디어와 관련된 확고한 철학이 있다. 단순 투자 정보와 시황을 설명하는 콘텐츠는 지양하고 있다"면서 "현재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40~50대이지만 유튜브 주 사용자층은 향후 증권사의 잠재고객이 될 20~30대다. 20~30대에게 주식 등 투자와 관련된 지식에 흥미를 느끼고 부담을 덜어 시장에 자연스레 유입될 수 있도록 촉매제로서, 긴 호흡으로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은 콘텐츠를 제작해 노출한 증권사는 단연 키움증권이다. 키움의 구독자 수는 3.0만명, 콘텐츠는 7075개에 달한다. 시황, 투자 정보와 관련된 콘텐츠가 대부분으로, 업계 내 개인투자자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인 만큼 유튜브와 같은 직접 소통의 창구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전반적인 구독자 수는 150여건에서 3000여건 정도다. 기업 특성상 영업지점이 없어 고객과의 접점이 부족한 한계를 극복하도록 자체 정보제공 팀을 체계화해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글로벌커뮤니케이션용 채널과 국내대고객용채널인 미래에셋대우스마트머니 채널로 2원화 함으로써 타사들과 달리 영문콘텐츠를 제작해 해외 투자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에 차별화된 만큼 미래에셋대우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투자자들에게 회사를 더욱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KB증권(구독자 1.81만명·콘텐츠 422개),하나금융투자(7.6천명·234개),  한국투자증권(7.1천명·696개), NH투자증권(5.4천명·932개), 대신증권(4.3천명·142개), 삼성증권(3.7천명·56개), 유안타증권(3.4천·463개) 등이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회사의 홍보 전략으로 유튜브 플랫폼을 택했지만 단순히 유튜브를 개설하고 콘텐츠를 노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모습이다.

    많은 콘텐츠를 공들여 제작해 올리고 있음에도 낮거나 들쑥날쑥한 조회 수를 통해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누적 클릭 수가 전반적으로 높은 광고 영상을 제외하고, 평균적인 조회 수를 추산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수십건에서 수백건에 불과한 콘텐츠가 태반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유튜브는 홍보마케팅 분야에서는 매력적인 수단인 것이 사실이지만, 한때 너도나도 '트위터'를 활용했던 것처럼 다들 하니까 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면서 "정확한 철학이나 방향성을 갖지 않고 무조건 종목 추천 등 콘텐츠로 접근하다보니 관심 있는 일부 종목의 조회수만 높다거나, 계정 개설만 해놓고 수십명 남짓한 민망한 구독자 수가 유지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 유튜브는 비싼 비용을 들이지 않고 직접적으로 광고를 노출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으로, 꽤 오래간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그러나 공개된 자료인만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안 하니만 못한 꼴이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