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웨이브가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이다. 그런데, 웨이브의 콘텐츠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토종 OTT 웨이브가 오는 9월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웨이브의 콘텐츠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토종 OTT ‘웨이브’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콘텐츠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시각 탓이다. 실제 글로벌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콘텐츠 품질을 높이고 있다. 

◇ 토종 OTT 웨이브, ‘넷플릭스’보다 싸다

통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오는 9월 18일 출시된다. 지난 2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3사 ‘푹’의 OTT 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내렸기 때문이다. 

규모가 큰 토종 OTT가 출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옥수수와 푹의 통합 시장 점유율은 44.7%에 달하며, 월간실사용자(MAU)는 지난해 기준 414만명에 달한다.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 웨이브의 목표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이 국내 OTT 시장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반면 국내 사업자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웨이브를 통해 국산 콘텐츠·기술 수준을 높이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OTT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웨이브는 국내 OTT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웨이브는 총 3가지 요금제로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등 3가지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는 넷플릭스와 유사한 전략이다. 그러나 요금제는 넷플릭스보다 저렴하게 구성한다. 최저 요금제는 7,900원으로 넷플릭스 베이직(9,500원) 대비 1,600원 낮다. 이외에도 1만900원, 1만3,900원 등의 요금제 모두 넷플릭스보다 저렴하게 설정됐다. 

◇ 자금력 앞세운 콘텐츠 경쟁,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러나 웨이브를 향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OTT의 핵심인 콘텐츠 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분석 탓이다. 

독점 콘텐츠는 OTT 업체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최근 넷플릭스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넷플릭스는 NBC유니버설, 워너미디어, 디즈니 등과의 콘텐츠 제휴가 중단된 이후 주가가 지속 하락하고 있다.

특히, 마블과 스타워즈, 디즈니, 픽사 등을 확보하고 있어 콘텐츠 시장의 강자로 언급되는 디즈니가 오는 11월 자체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 출시를 예고한 이후 기존 OTT와의 콘텐츠 제휴를 중단하고 있어 웨이브 콘텐츠 확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다. 

콘텐츠 경쟁력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자금력으로 분석된다. 넷플릭스가 최근 3년간 국내 콘텐츠 시장에 투자한 금액은 1,500억원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사용한 금액은 지난해 기준 120억달러(약 14조5,000억원)다. 심지어 올해는 이 금액을 150억달러까지 늘린다는 입장이다. 

한국방송학회 주관으로 열린 ‘방송 산업 활성화와 미디어 콘텐츠 해외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여한 홍종배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팀장은 “글로벌 OTT 시장은 자본이 콘텐츠, 콘텐츠가 자본”이라며 “결국 콘텐츠를 잘 만들어 제 값을 받고 잘 파는 것이 중요하다. 웨이브가 넷플릭스처럼 단편 콘텐츠에 100억원을 투자할 수 있겠느냐. 콘텐츠와 플랫폼 마케팅을 통해 우리 콘텐츠를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웨이브 역시 자체 제작 콘텐츠를 확대해 영향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웨이브는 총 2,900억원 규모의 자금력을 확보한 상태다. SK텔레콤, 재무적투자자(FI) 등으로부터 투자 받은 금액이다.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 품질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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