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왜 가냐고?…“온라인 못 따라올 ‘필살기’ 리빙”읽음

홍재원 기자

백화점들이 ‘집 꾸미기’와 관련된 이른바 리빙 매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의류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주력 매장이 온라인 쇼핑 등에 잠식당하면서, 백화점들이 최근 생활 패턴 변화에 맞춰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광주신세계가 생활 전문관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그 동안 지하1층 식품관 옆에 있던 생활 매장을 8층 전체를 사용하도록 바꾼 것이다. 매장이 2배 이상 넓어졌을 뿐 아니라 입점 브랜드 또한 1.5배 늘어난 71개로 키웠다.

여기엔 지역 최초로 147년 전통의 스칸디나비아 가구·소품 브랜드 ‘프리츠한센’과 이탈리아 ‘나뚜찌’가 들어왔다. ‘까사미아’의 고급 라인인 디자이너 컬렉션 또한 선보였다. 80평 규모의 ‘삼성전자 프리미엄샵’을 비롯해 호남 최초로 ‘보스’ 등 새로운 브랜드도 갖췄다.

신세계의 리빙 매장 강화는 처음이 아니다. 2016년 강남점을 리뉴얼하면서 생활전문관 ‘신세계홈’을 2000평 규모로 구성했다. 2017년엔 부산 센텀시티점에도 7~8층에 이르는 복층 생활전문관을 오픈했다. 입점 브랜드는 150여개에 이른다.

신세계백화점이 최근 오픈한 광주신세계 생활전문관.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이 최근 오픈한 광주신세계 생활전문관. /신세계백화점 제공

다른 백화점들도 최근 ‘집 꾸미기’ 코너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픈 40년만인 올해 4월부터 대대적인 본점 리뉴얼을 진행하고 있는데 핵심은 리빙관 강화다. 과거 단순히 주방용품 등을 파는 수준에서 인테리어와 품목 등을 완전히 바꿨다. 8층을 4구획으로 공사 중인데, 이 가운데 1~3공구인 가전, 가구, 주방·욕실 코너가 최근 문을 열었다. 삼성·LG의 프리미엄 전자제품은 물론 미국의 가구사 ‘허먼 밀러’, 스페인 주방제품 ‘케이브홈’, 영국의 유명 조명회사 ‘버트 프랭크’ 등의 화려한 라인업을 내세웠다.

롯데백화점 본점에 최근 오픈한 리빙관 /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본점에 최근 오픈한 리빙관 / 롯데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무역센터점에 ‘럭셔리 리빙관’을 열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무역센터점의 한가운데여서 노른자위 층인 4층 전체에서 패션을 빼버리고 리빙 코너를 내세운 것이다. 백화점 대표적인 브랜드는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 ‘카시나(Cassina)’, 프랑스 ‘리네로제’, 네덜란드 프리미엄 디자인 브랜드 ‘모오이’ 등이다. 천호점에도 홈퍼니싱 전문관을 오픈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4층에 위치한 럭셔리 리빙관/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4층에 위치한 럭셔리 리빙관/ 현대백화점 제공

백화점들이 리빙 코너를 강화하는 것은 최근 생활패턴 변화와 무곤치 않다. 주52시간 근무제도 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게 대표적인 사례다.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생활 수준이 올라갈수록 가구·인테리어 소비가 늘어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백화점들은 리빙 코너를 아파트처럼 꾸며놓고 거실·침실·키친 등 공간적으로 진열해, 이런 제품일수록 직접 보지 않고는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 수 없다는 점을 십분 활용했다.

백화점 업계는 온라인몰 등에 맞서 새 먹거리 창출에 전력해왔다. 기존 대표적인 분야인 의류와 식품 등은 2% 안팎의 성장률에 그친다. 업계는 최근 2~3년간 F&B(음식과 음료) 특히 디저트 등 소셜네트워크(SNS) 사진에 적합한 매장 확대에 집중해 재미를 봤지만, 이 분야 또한 점점 레드 오션이 되고 있다. 이와 달리 가구 등은 아직 유럽풍 등 새로움에 대한 수요가 충족되지 않았다고 업계는 본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분야별 매출을 보면 실제 ‘생활 장르’의 신장률은 2015년 4.9%에서 지난해 11.3%로 크게 올랐다. 특히 생활 전문관이 있는 점포의 생활 장르 매출 신장률은 20%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 12조원 규모였던 가구·인테리어 시장규모가 2023년 18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백화점들이 이 분야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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