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암’ 연관성 밝혀냈다

인슐린 과다분비가 DNA 손상시켜

그동안 과학계는 당뇨병과 관련 풀리지 않는 의문을 갖고 있었다.

당뇨병 환자의 암 발병률이 높은 원인을 알지 못했기 때문. 제1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에 관계없이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러나 최근 그 원인이 밝혀지고 있다.

26일 ‘뉴스위크’, ‘사이언스데일리’, ‘유레칼러트’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25일부터 29일까지(현지 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화학회(ACS) 가을 미팅에서 수수께끼를 규명하는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다.

과학자들인 그동안 알지 못했던 당뇨병 환자의 암 유발 과정을 밝혀내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은 인슐린 분배가 줄어들면서 고혈당을 유발하는 장면. ⓒWikipedia

과학자들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당뇨병 환자의 암 유발 과정을 밝혀내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은 인슐린 분배가 줄어들면서 고혈당을 유발하는 장면. ⓒWikipedia

인슐린 분비 조절 실패가 근본 원인 

당뇨병으로 인해 혈당이 높아질 때 DNA가 충격을 받으면서 정상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암으로 발전한다는 내용이다.

연구를 이끈 사람은 미국 암 전문병원인 ‘시티 오브 호프(City of Hope)’ 종합 암센터에서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 각종 대사성 질환들이 암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연구해온 존 터미니(John Termini) 교수다.

그는 강연에서 당뇨병 환자들의 암 발병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폐암, 신장암, 난소암 등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시티 오브 호프’에서 자신을 비롯한 연구팀이 그 원인을 추적해왔고 호르몬 조절장애(hormonal dysregulation)로 인해 발생한 제2유형의 당뇨병 환자에게서 그 단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하는데 제1형 당뇨병은 혈당을 분해하는 호르몬, 인슐린을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질환이고, 제2형 당뇨병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터미니 교수는 “연구 결과 인슐린 기능 저하를 인지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과잉 분비하면서 고인슐린혈증(hyperinsulinemia)을 유발하는 것에 덧붙여 세포 성장(cell growth)을 촉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교수는 “지방 세포가 크게 늘어나면서 과체중 비만 상태에 빠지는 것은 물론 지방 세포들로부터 신진대사 등에 악영향을 주는 아디포카인(adipokines)을 다량 분비해 건강을 해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인 만성염증(chronic inflammation)이었다.

터미니 교수는 “제2유형의 당뇨병 환자에게서 분비된 인슐린이 만성적으로 세포에 증식을 유발하는 만성염증을 유발하고, 더 나아가 암으로 발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며, 호르몬 조절 실패가 암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당뇨병‧암 합병증 치료제 개발 중

터미니 교수는 “지금의 암 치료방식이 당뇨병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당뇨병이 암을 유발하면, 암을 치료하게 되고 그로 인해 당뇨병 증상을 더 가중시킬 수 있다.”며, “이런 악순환으로 인해 증상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터미니 교수는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앞으로 당뇨병 환자의 암 발병률과 관련된 더 많은 사실이 밝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또 다른 연구가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ACS학회에서 발표된 연구 논문 제목은 ‘Hyperglycemia induced DNA damage and inhibition of DNA repair: Potential mechanistic link between diabetes and increased cancer risk’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당뇨병이 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가설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암이 유사분열촉진물질인 미토겐과 항아포스토시스을 활성화해 인슐린과 인슐린유사성장인자(IGF-1)를 과잉 분비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늘어난 지방세포로 인해 암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요약해 설명하면 당뇨병이란 대사성질환으로 인해 DNA가 손상되고, 기능이 저하된 DNA가 정상적으로 회복하지 못하면서 암을 비롯한 걷잡을 수 없는 합병증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이 아닌 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사람에게 필요한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차례 임상실험과 함께 사람 인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치료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

교수는 “그동안 당뇨병이 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HIF1α’ 혹은 ‘mTORC1’ 분비를 촉진하는 의약품들을 개발했지만 동물 실험 수준에 머물러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적용해 암 발병을 억제할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한 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을 거쳐 최종 의약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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