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통해 정보 얻는 90년대생 겨냥…유튜브 채널 운영하며 맞춤 광고 제작
미래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사업 홍보‘반도체 의인화’ ‘박찬호 광고’ 등 인기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의인화’ 광고 시리즈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의인화’ 광고 시리즈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장 효과적인 채널은 역시 유튜브다. 모바일로 문자가 아닌 영상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게 익숙한 90년대생들을 위해 많은 기업들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TV 광고와는 별도의 90년대생 맞춤 광고를 제작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유튜브에서 ‘대박’ 난 영상 광고들은 90년대생들이 선호하는 유머 코드를 공통적으로 담았다. 다소 황당하고 오글거리면서도 감동을 주는 결말, 여기에 이른바 ‘B급’ 유머 코드를 가미한 것이다.
배우들에게 반도체를 옷처럼 걸치게 한 뒤 PC방이나 우주선으로 보내진 반도체가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알려주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의인화’ 시리즈는 지난해 대한민국 광고대상 통합대상을 받았다. “나 다음주에 수출된다”며 연인에게 이별을 고하거나(24일 기준 조회수 3032만회) “HY-310 반도체, 너는 우주로 가라”며 반도체들에게 다양한 역할을 부여하는(2427만회) 영상들이 큰 호응을 얻은 뒤 ‘이천 특산품’(3122만회), ‘테너시티 신드롬’(집념 증후군·두 편 총 1058만회) 등 반도체를 매우 친숙하게 소개하는 영상들이 잇따라 성공을 거뒀다.
원정호 SK하이닉스 브랜드전략팀장은 “그동안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점잖은 TV 광고를 주로 만들다 지난해부터 2030으로 대상을 좁혀 재미와 감동을 주는 유튜브 트렌드의 광고를 시도했다”면서 “반도체 회사는 인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훌륭한 인재들이 광고를 통해 우리 회사에서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국 주요 대학의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체 기업 선호도 설문조사를 한 결과 75%가 “광고를 보고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고 한다.
KCC의 디지털 광고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시리즈는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씨의 ‘투머치토커’ 캐릭터를 활용해 젊은 세대를 겨냥했다.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 최근 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레트로’ 트렌드를 반영했다.
세븐일레븐과 삼양식품이 함께 내놓은 ‘삼양라면1963’ 스페셜 패키지는 최근 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레트로’ 트렌드를 반영했다.
그러나 무작정 웃기거나 자극적인 소재로 다가갔다가 한순간에 역풍을 맞기도 한다. 특히 90년대생은 젠더 이슈와 역사 인식에 민감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달 27일 배스킨라빈스는 아동 모델의 핑크색 입술을 강조했다가 ‘성 상품화’ 비판이 쏟아지자 하루 만에 영상을 내리고 사과했다. 패션 쇼핑몰인 ‘무신사’는 여름용 양말을 홍보하면서 박종철 열사를 떠올리게 하는 ‘책상을 탁 쳤더니 억 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했다가 세 차례나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9-07-25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