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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즌 마케팅 확산…"트렌드 파악·재고 관리에 도움"
"역시즌 적용 물량 늘고 시기도 빨라져"
2019-07-07 06:00:00 2019-07-07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패션업계에서 '역시즌 마케팅'이 연례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당초 아웃도어 브랜드 위주로 진행된 프로모션이 최근에는 홈쇼핑 및 컨템포러리 브랜드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신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출시해 미리 소비자 반응을 파악함으로써 재고 부담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다.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역시즌 제품인 '컬러 퍼 모피'를 추천받는 모습. 사진/롯데쇼핑
 
7일 업계에 따르면 롱패딩에 이어 코트, 모피 등의 제품을 한여름에 판매하는 역시즌 마케팅이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역시즌 마케팅이 유행하면서 진행 시기도 앞당겨졌다. 통상 역시즌 마케팅은 7~8월경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5~6월에도 진행된다. 패션업체들이 역시즌 시장을 먼저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업체 중에선 밀레가 가장 먼저 지난 5월부터 패딩 신상품을 정가보다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뒤를 이어 지난달 중순에는 블랙야크와 탑텐이 선판매에 돌입했다. 이달 말이나 내달 초부터는 코오롱스포츠와 휠라코리아, K2 등이 역시즌 마케팅을 시작할 계획이다.
 
역시즌 프로모션을 시행하는 업체도 아웃도어 브랜드 중심에서 홈쇼핑, 스트리트 브랜드까지 확대됐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올해 자체 브랜드 '엣지''셀렉샵 에디션' 등에서 무스탕, 코트 등의 역시즌 상품 규모를 전년 대비 20% 늘렸다. 온라인 패션 편집숍 '무신사'도 지난달 말부터 역시즌 특가 기획전을 열고, 스트리트 브랜드인 '커버낫' 등에서 올 겨울 신상품을 먼저 판매한다.
 
이처럼 업체들이 역시즌 마케팅에 일제히 발을 들이는 이유는 미리 소비자 반응을 파악해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다양한 제품을 먼저 출시해 수요가 높은 상품을 살펴보고, 향후 선호 제품 위주로 생산 물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아웃도어 업체들의 롱패딩을 과다 생산해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선기획을 통해 단가가 높은 겨울 의류 소재를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숏패딩부터 롱패딩, 믹스패딩 등 여러 가지 제품을 돌아가면서 판매할 예정"이라며 "전략 상품을 먼저 보여드리고 고객들의 반응이 어떤지 파악하는 게 선판매 목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겨울 시즌 오프 상품 판매와 역시즌 마케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신제품 매출 상승효과가 예상만큼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17년부터 불어온 롱패딩 열풍이 지속돼온 만큼,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롱패딩을 살 만한 사람은 거의 다 산 분위기"라면서 "더군다나 지난해 안 팔린 재고 상품이 같은 시기에 더 저렴하게 판매되기 때문에 역시즌 마케팅이 큰 매출 상승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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