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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는 모바일 광고 늘리는데…

오대석 기자
입력 : 
2019-07-04 17:47:13
수정 : 
2019-07-09 13: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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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모바일 앱 첫 화면
카카오톡 채팅창 상단에
`단기수익용` 광고 노출 확대

구글 크롬 등 광고 제한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역행
사진설명
네이버가 지난 3월 모바일 앱 개편을 통해 검색창 바로 밑에 광고를 노출했다. 카카오도 올해 3분기 카카오톡 채팅창 내 광고를 상용화한다. 반면 구글은 크롬 브라우저 내 광고 노출을 제한하는 등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각 사 모바일 앱 캡처]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바일 플랫폼 내 광고를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포털 개편을 통해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 검색창 바로 하단에 광고를 노출하고 있다. 카카오도 카카오톡 채팅창 상단에 광고를 삽입하면서 광고 노출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4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 채팅창 내 광고인 '카카오톡 비즈보드'는 올해 3분기 오픈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할 예정이다. 다양한 기업이 카카오에 광고를 집행해 카카오톡 내 광고를 노출할 수 있어 사실상 상용화에 해당하는 조치다. 카카오는 지난달 열린 간담회를 통해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의 장점을 이용한 막대한 트래픽과 정교한 타기팅으로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광고효율을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도 지난 3월 모바일 홈 화면을 개편하면서 검색창 바로 밑에 광고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뉴스 콘텐츠 하단에 있었지만, 뉴스를 오른쪽으로 넘겨볼 수 있게 되면서 사용자에게 잘 보이도록 했다. 첫 화면에서 왼쪽으로 넘기면 쇼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 뉴스와 동등한 수준으로 배치했다.

네이버는 검색형 상품과 쇼핑 검색 광고를 확대하고 있으며, 메신저 라인 광고 사업도 지속 성장하고 있다.

국민이 주로 쓰는 모바일 검색 서비스 네이버와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 메인 화면에 광고 노출을 늘리는 것은 단순히 이들 회사의 단기 수익성은 높일지 몰라도 광고 노출에 따른 사용자 피로도를 높여 장기적으로는 플랫폼으로서 가치에 훼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반면 글로벌 인터넷 기업은 이용자에게 과도한 불편함을 주는 광고 노출을 제한하거나, 허위 과장 광고 규제를 강화하는 등 광고 노출과 관련해 이전보다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오는 9일(미국시간) 이후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 사용자가 사용 경험을 해친다고 정의된 광고가 적용된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모든 광고가 차단된다. 팝업 광고, 소리와 함께 자동 재생되는 영상 광고, 페이지 시작 전 카운트다운과 함께 시청을 강제하는 광고, 페이지 하단에 고정돼 스크롤을 내려도 계속 방해하는 광고 등 12가지 형태 광고(모바일 8가지·PC웹 4가지)가 해당 유형으로 선정됐다. 이번 조치는 이미 지난해 2월부터 북미와 유럽에 적용됐으며, 이번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역으로 확대 적용된다.

크롬 브라우저 사용자는 새 조치가 적용된 이후 광고가 차단된 사이트를 방문할 때 관련 내용을 팝업으로 안내받는다. 이를 통해 광고가 차단된 상태로 유지할지, 광고를 허용할지를 선택할 수 있다.

구글은 "사용자 의견에 따라 웹 환경에서 방해가 되는 특정 유형의 광고로부터 크롬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게 됐다"며 "구글의 광고 플랫폼에서도 표준을 위반하고 크롬 사용자에게 불만을 살 만한 유형의 광고를 더 이상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단기적으로 광고 매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사용자 편의성과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웹사이트 운영자는 구글 애드센스·애드워즈 플랫폼을 이용해 구글이 유치한 광고에 대한 노출과 클릭에 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구글은 이 수익을 웹사이트와 배분하는데, 광고 유형이 제한되면 단기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이 같은 광고 자정 조치는 구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구글 유튜브도 광고 노출은 있지만 유료 버전을 이용하면 광고 노출 없이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내 인터넷 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광고 전략이 서로 거꾸로 가는 이유는 '성장동력' 차이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앱마켓, 동영상 플랫폼 등을 지배하고 있는 구글은 단기 수익성보다는 세계 브라우저 점유율 60% 이상인 크롬 브라우저의 사용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반면 신사업에서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보기 어려운 국내 인터넷 기업은 기존 수익원인 광고 성장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광고를 좀 줄이더라도 꾸준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지만 국내 인터넷 기업은 모빌리티, 간편결제 등 신규 사업에서 당장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광고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일정 부분 사용자 편의성 훼손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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