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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애국심 마케팅하려다…나이키 인종차별 논란

김덕식 기자
입력 : 
2019-07-03 17:55:44
수정 : 
2019-07-04 08: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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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성조기 새긴 운동화
`노예제 연상` 비판에 판매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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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가 출시하려다 취소한 18세기 성조기 '벳시 로스 기(betsy ross flag)' 스니커즈.
미국 유명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면서 애리조나 공장 설립 계획도 불투명해졌다. 나이키는 당초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에 맞춰 18세기 성조기 '벳시 로스 기(betsy ross flag)' 스니커즈를 선보이려 했으나 당시 노예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일면서 이를 전격 취소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일 나이키가 독립기념일 한정판 '에어맥스' 뒤꿈치 부분에 미국 독립 초기 형태의 성조기를 넣으려던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벳시 로스라는 초기 성조기 제작자 이름을 따 만든 이 성조기는 현재 성조기와는 달리 좌측 상단에 13개 식민지를 나타내는 별 13개가 원형으로 그려져 있다. 미국 백인우월주의자와 나치당이 이 깃발을 사용한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미국풋볼리그(NFL) 유명 쿼터백 출신으로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종종 냈던 콜린 캐퍼닉도 벳시 로스 성조기가 새겨진 신발 출시를 반대했다. 나이키 측은 결국 문제의 신발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나이키의 결정은 즉각 또 다른 반발을 샀다. 미국 유산을 나이키가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공화당 소속인 더그 듀시 애리조나주 주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나이키의 애리조나주 공장 설립에 지원하려던 인센티브를 모두 철회할 것을 지시했다"며 "애리조나주 경제는 나이키 없이도 잘 돌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를 의식적으로 폄하하는 기업들에 아첨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애리조나주는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비용 100만달러를 면제해주기로 했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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