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도전하는 동영상 플랫폼-게임방송 강자 '트위치' 10대 사로잡은 '틱톡'

김기진 2019. 4. 1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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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플랫폼’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다수 사람은 유튜브를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유튜브에는 매달 전 세계에서 회원 19억여명이 방문한다. 하루 평균 재생되는 콘텐츠 분량이 무려 10억시간. 80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만 놓고 봐도 유튜브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유튜브 월간순이용자수(MAU)는 약 3000만명. 국내 모바일 동영상 플레이어·편집기 시장의 86%를 점유한다. 코리안클릭도 국내 이용자가 한 달간 유튜브에서 보낸 시간은 2016년 12월 149억분에서 지난해 12월 296억분으로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디어 시장이 ‘유튜브 천하’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유튜브 아성을 위협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트위치(Twitch)와 틱톡(TikTok)을 두고 하는 말이다. 트위치는 미국, 틱톡은 중국 기업이 만들었다. 두 플랫폼 모두 빠른 속도로 이용자를 늘리며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유튜브 입지를 흔들고 있다.

유튜브가 장악한 동영상 시장에서 트위치와 틱톡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사진은 트위치 홈페이지.

▶게임만큼은 유튜브보다 한 수 위

▷먹방·예능 등으로 영역 확장

트위치는 2011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방송 플랫폼이다. 보통 사람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일 수 있지만 게임 마니아 사이에서는 유명하다. 게임이 어느 정도 인기가 있는지 파악하려면 트위치에서 해당 게임 방송 시청자 수를 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트위치 역사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예일대 동문 저스틴 칸과 에밋 시어가 만든 온라인 방송 플랫폼 ‘저스틴TV’가 트위치 모태다. 처음에는 저스틴 칸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으로 시청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이용자도 자신의 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바꿨다. 동영상을 공유하는 것이 트렌드로 떠오르며 비슷한 플랫폼이 우후죽순 등장했고 경쟁은 점점 심해졌다. 저스틴 칸과 에밋 시어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가지 분야에 특화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고 2011년 게임 방송 전문 플랫폼 트위치를 선보였다. 전략은 주효했고 트위치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11년 320만명이었던 월간순이용자수는 2012년 2000만명, 2013년 4500만명으로 늘었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덕분에 2014년 무려 9억7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에 아마존으로 인수됐다. 2017년 기준 하루 평균 1500만명이 방문한다. 라이브 방송만 놓고 보면 유튜브보다 앞선다. 온라인 스트리밍 소프트웨어 제공사 스트림엘리먼츠에 따르면 지난해 트위치에서 이용자가 생방송 영상을 감상한 시간은 유튜브 생방송 감상 시간의 약 4배다.

국내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크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앱 기준 국내 트위치 MAU는 약 90만8400명. 2016년 30만2600명에서 3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토종 서비스 아프리카TV MAU는 약 199만5600명에서 125만7700명으로 줄었다. 2018년 12월에는 유튜브에서 활동하던 유명 크리에이터(1인 방송가) ‘대도서관’과 ‘윰댕’이 트위치로 옮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게임에 강하다는 것은 트위치의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크리에이터가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먹방, 메이크업 방법이나 유용한 화장품 등을 알려주는 뷰티 방송, 특정 제품을 사용해보고 평가하는 리뷰, 음악 방송 등 다른 분야에서는 다소 존재감이 약하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미국프로풋볼(NFL)을 중계하기 시작하고 국내에서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과 손잡고 마리텔 시즌2를 트위치에서 진행하기로 하는 등 게임 이외 분야도 강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유튜브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다.

▶유니콘 바이트댄스가 만든 틱톡

▷10대 사이에서 ‘인싸 플랫폼’

틱톡은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운영한다. 15초 길이 영상을 제작,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2016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양한 배경음악과 스티커, 필터 등을 넣어 손쉽게 동영상을 만들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앱이 시장에 나온 직후에는 본사가 자리한 중국에 주로 이용자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 2017년 미국 동영상 공유 앱 뮤지컬리(Musical.ly)를 인수한 후에는 미국 등에서 관심을 끌기 시작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iOS 이용자가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으로 등극한 데 이어 이후 9월에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합쳐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으로 기록됐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8억건, MAU는 5억명으로 추산된다. 주 이용자는 10대. 최근 들어 20대 이상 소비자 사이에서도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기는 하지만 핵심 이용자는 10대다. 청소년 사이에서는 틱톡을 모르면 ‘아싸(아웃사이더)’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틱톡에서 유행한 ‘오나나춤’이 오프라인에서도 관심을 모으며 ‘인싸춤’으로 자리를 잡은 사례는 틱톡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10대 사이에서 틱톡이 ‘인싸템’으로 자리 잡자 그동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마케팅에 활용하던 기업도 틱톡으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기업 공식 계정을 만들거나 틱톡을 통해 이벤트를 진행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의류 브랜드 게스는 ‘InMyDenim’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청바지 입은 사진을 올리는 이벤트를 했다. 이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은 총 조회 수 3400만회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됐다. 맥도날드는 이용자가 빅맥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면 일부를 선정해 상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대표 사례다. 새 학기를 맞이해 휴대전화 요금의 반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알리기 위해 틱톡 크리에이터 ‘옐언니’를 내세웠다. 옐언니가 ‘반값송’을 부르는 영상이 틱톡에 올라가자 다른 이용자도 반값송을 부르며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약 2주 만에 ‘반값송’ 해시태그를 단 영상이 6000여건 올라왔고 총 조회 수 450만회를 기록했다.

물론 틱톡도 순탄한 길을 걸어오기만 한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 아동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한 혐의로 과징금 570만달러를 부과받는 등 논란도 있었다. 미국 패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틱톡과 같은 중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앱을 이용하면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전송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틱톡은 정책을 바꾸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우려되는 요소다.

▶유튜브 넘어설까

▷아마존과 시너지, 편리함이 무기

트위치와 틱톡은 유튜브를 넘어설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유튜브는 명실상부 글로벌 1위 동영상 플랫폼이다. 유명 크리에이터 대부분이 유튜브에 기반을 두고 활동 중인 만큼 이용자가 빠르게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 게다가 유튜브 뒤에는 구글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이 버티고 있다. 유튜브가 최근 동영상 공유를 넘어서 검색 부문까지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올해 3월 KT그룹 디지털 미디어랩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 60%는 유튜브에서 정보를 검색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10대 인터넷 이용자는 10명 중 7명이 정보 검색을 위해 유튜브에 방문한다고 답했다. 이지영 나스미디어 사업전략실장은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 영역 전반에서 유튜브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트위치와 틱톡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트위치는 구글 못지않은 영향력과 기술력, 자본을 자랑하는 아마존의 자회사다. 아마존은 콘텐츠, 유통, 클라우드 등 다양한 산업에서 선두주자 자리를 차지한 만큼 트위치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 ‘트위치 프라임’은 아마존과 트위치가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트위치 영상을 광고 없이 감상할 수 있고 유료 게임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향후 클라우드 게임 시대가 도래하면 게임 스트리밍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는 트위치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틱톡 역시 만만치 않다. 유튜브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영상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 유튜브는 이용자가 영상을 편집한 뒤 올리는 체제다. 이용자가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를 보유해야 하고 배경음악, 스티커 등도 스스로 구해야 한다. 틱톡은 앱 내에서 편집도구, 배경음악 등을 제공한다. 이를 이용해 손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다. 편하다는 장점 덕분에 인도를 비롯한 일부 시장에서는 이미 인기 순위에서 유튜브를 앞질렀다. 더불어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는 인공지능 기술이 뛰어난 기업이다. 이용자 취향에 맞는 동영상을 제안하는 추천 엔진 성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게스, 맥도날드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이 틱톡을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장기 성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담 블랙커 앱토피아 부사장은 “틱톡은 아시아 기업이 만든 앱 중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서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는 서비스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4호 (2019.04.17~2019.04.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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