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2019년 P·I·G·G·Y D·R·E·A·M "자기실현 효과 기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김난도(55)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4일 한국프레스센터 '트렌드 코리아 2019' 출간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말했다.
김 교수는 "현대인들은 자기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타인 지향성이 높다"며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 굉장히 신경을 쓴다. 직업을 가질 때도 그렇고 결혼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연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그 연출 속에서 콘셉트가 중요해졌다. '갬성'은 오늘날 자기 연출에 푹 빠진 소비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단어다. 이미지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은 콘셉트를 소비한다. 소위 말하는 '갬성'이 터지는 것이면 무엇이든 콘셉트가 될 수 있다."
"서로서로 좋은 해라고 덕담을 나누고, 결혼을 서둘러 하고, 돼지해에 맞춰 아이를 낳고 이사를 하고 사업을 하면 결과적으로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황금돼지의 기운이 자기실현적 예언의 효과를 거두기를 바란다."
김 교수는 "아날로그 세대는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어릴 적부터 디지털로 소통했다"며 "구구절절 편지를 써본 적이 없고, 감정 표현이 서툴다. 부모로부터 지원을 많이 받은 세대다. 어떤 일을 이루기까지의 어려움이나 감정 소모 등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채 성년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사를 볼 때도 댓글, 공감이 많은 것을 먼저 본다. 기사 본문을 읽기 전에 '내가 화내야 하는 기사구나'라고 생각하고 본다. 직접 말하는 것이 불편해 이모티콘을 쓰기도 한다. 나는 내 감정을 이모티콘 뒤에 숨긴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
서점가의 베스트셀러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분석을 내놨다. "감정 근육이 약해진 소비자들한테 어떻게 어필할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에세이 쪽 베스트셀러를 보면 글이 굉장히 짧아졌다. 거기 나온 표현들이 폄하하려는 게 아니라 서사가 있거나 깊이가 있지 않다. 아포리즘적 문장이 많다."
또 "기자는 전통적 의미에서는 감정 노동자가 아니다"며 "의사도 선생님이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감정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운 직종이 없어졌다"고 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이어 근로자와 소비자 사이의 매너 균형을 도모하는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신세대 직원들의 이직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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