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메뉴로 바로가기 주제분류 메뉴로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악기백과

하프시코드의 구조

요약 하프시코드(Harpsichord)는 프레임(Frame)과 뚜껑(Lid), 현(Strings), 건반(Keyboards), 잭(Jacks), 커플링 장치(Couplers), 스톱(Stops)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레임의 형태와 구조는 음향에 영향을 미친다. 건반에서 잭까지 이어지는 액션 장치(Action mechanism)는 연주자의 힘을 전달받아 현을 울려 소리를 내는 핵심적인 부분이며, 커플링 장치와 스톱은 음색과 음량의 변화에 관여한다.
악기 소리 듣기

1. 프레임(Frame)과 뚜껑(Lid)

하프시코드 프레임의 다양한 형태

하프시코드 프레임의 다양한 형태

하프시코드의 프레임은 건반과 현과 발현 장치들이 장착되는 부분이다. 뚜껑은 열고 닫을 수 있으며, 음량을 크게 하고 공명을 풍부하게 하고 싶을 때에는 뚜껑을 열어서 지지대로 세워둘 수 있다. 프레임과 뚜껑은 공명과 잔향을 풍부하게 하는 음향판의 역할을 하며, 명화를 그려 넣거나 조각 장식을 한 경우에는 악기에 가구나 장식품으로서의 가치도 더해준다.

8’ 현 두 벌과 4’ 현 한 벌을 가진 2단 건반 하프시코드의 프레임 내부 구조(윗면)

8’ 현 두 벌과 4’ 현 한 벌을 가진 2단 건반 하프시코드의 프레임 내부 구조(윗면)

현 아래쪽 음향판(Soundboard)과 밑판에는 울림구멍(Sound hole)이 있고 여기에는 섬세한 세공이 들어가 있는데 이것은 ‘장미’(Rose)라고 부른다. 이 장미는 서너 겹의 나무판자나 가죽으로 만들었고 기하학적인 장식 문양이 있는데 이 문양의 가장자리에는 금속으로 테두리를 덧대었다. 장미에는 제작자의 이니셜이 새겨져 있기도 하다. 대개 한 악기에 하나의 장미가 있으나 많게는 4개가 장착된 악기도 있다. 장미가 장식적인 기능 외에 음향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불분명하다.

플라이셔(Fleischer) 하프시코드 음향판의 장미문양(함부르크, 1710)

플라이셔(Fleischer) 하프시코드 음향판의 장미문양(함부르크, 1710) 독일 베를린 악기박물관 소장

2. 현(Strings)

고악기에는 동물의 내장을 꼬아서 말린 거트현(gut string)이나 금속(놋쇠, 철)현을 사용했으나 현대에는 금속현만을 쓴다.

좋은 품질의 현이란 현을 뜯었을 때 윗배음들이 정확하게 근음 진동수의 배수를 이루도록 진동하는 현을 말한다. 현의 굵기와 탄력이 적절하지 않을 경우 정확한 음을 낼 수 없다. 예를 들어 현이 정상보다 뻣뻣할 경우에는 이 윗배음들이 정상 음고보다 약간 높은 음고를 내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하프시코드의 현도 피아노처럼 조율핀(Tuning pins)에 감겨 고정되어 있다. 조율할 때는 공구로 이 조율핀을 돌려 현을 조이거나 푸는데, 현의 장력에 따라 음의 높낮이가 조절된다.

하프시코드에는 한 건반 당 두 벌(choir of strings) 이상의 현이 장착되어 있기도 하다. 즉 (1) 8’ 음역의 현 한 벌과 한 옥타브 위의 4’ 음역 현 한 벌, (2) 8’ 음역의 현 두 벌, 또는 (3) 8’ 음역의 현 두 벌과 4’음역의 현으로 총 세 벌이 장착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결합장치를 사용하여 여러 벌의 현을 동시에 연주하거나 따로 연주함으로써 다양한 음역과 음색의 대조와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세 벌의 현이 있는 2단 건반 하프시코드

세 벌의 현이 있는 2단 건반 하프시코드 아래로부터 건반, 조율핀, 잭(Jack)들을 볼 수 있다.

3. 건반(Keyboards)

건반의 재료로는 너도밤나무가 흔하게 쓰였고 드물게 단풍나무도 쓰였다. 손가락이 닿는 건반 표면에는 회양목, 흑단, 마전수 또는 검게 염색한 배나무로 만든 얇은 조각을 붙였는데, 고가의 악기에는 목재 대신 상아를 사용했다. 건반의 색상은 흰 건반과 검은 건반이 피아노처럼 배치된 악기도 있고, 흰색과 검은색이 그와 반대로 배치된 악기들도 있다. 색의 배열은 흰색과 검은색만은 아니며 사용된 나무의 색상을 그대로 쓰거나 염색하는 방식으로 어둡고 밝은 대비만을 주기도 했다. 건반의 높이는 피아노 건반보다 낮으며 건반의 무게도 피아노보다 가벼운데, 따라서 손가락을 뗐을 때 건반이 반동으로 올라오는 속도도 더 느리다. 이러한 특징은 하프시코드 고유의 터치를 만드는 요인이 된다.

1단 건반 하프시코드의 건반, 조율핀, 잭

1단 건반 하프시코드의 건반, 조율핀, 잭

4. 잭(Jacks)

하프시코드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건반과 지렛대로 연결된 으로, 이것은 플렉트럼(Plectrum)이 고정되어 있는 직사각형의 나무(또는 플라스틱) 판이다. 플렉트럼의 재료는 원래 가죽이나 새의 깃촉이었으나 현대에는 주로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플렉트럼은 건반을 칠 때마다 매번 현을 뜯으므로 부러지기 쉽기 때문에 아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플렉트럼은 축에 고정된 채 앞뒤로 움직이는 혀 모양의 나무조각인 텅(Tongue)의 중앙에 꽂혀 있다. 하프시코드에도 피아노처럼, 연주를 하지 않을 때 현에 닿아 있는 천 조각인 댐퍼(Damper)가 있는데, 플렉트럼이 현을 뜯는 순간 댐퍼가 현에서 떨어져 현이 공명하게 하고, 건반에서 손가락을 떼면 댐퍼가 다시 현에 닿아 현의 공명을 멈춘다.

2단 건반 하프시코드의 잭

2단 건반 하프시코드의 잭

하프시코드 잭의 구조

하프시코드 잭의 구조

건반을 누르면 잭이 움직이는 하프시코드의 액션 원리에서는 특히 플렉트럼과 텅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연주자는 이 액션 원리를 잘 알아두어야 건반 터치와 표현(특히 음들을 스타카토나 레가토로 연결하는 아티큘레이션 표현)에 참고할 수 있다.

건반을 누르면 지렛대 끝에 연결된 잭이 올라가면서 플렉트럼이 현을 뜯게 된다. 현을 뜯은 후 현의 위쪽으로 올라간 플렉트럼은 텅의 스프링 장치에 의해 현을 다시 뜯지 않고 텅과 함께 뒤로 밀려났다가 현 아래로 복귀한다.

하프시코드 잭의 동작 원리

하프시코드 잭의 동작 원리

잭 레일(Jack rail)을 닫았을 때(왼쪽)와 열었을 때(오른쪽)

잭 레일(Jack rail)을 닫았을 때(왼쪽)와 열었을 때(오른쪽)

건반을 눌렀을 때 잭과 플렉트럼의 움직임

출처: 악기백과

5. 커플링 장치(Coupler)

하프시코드는 한 건반 당 두 벌(choir of strings)의 현이 장착되어 있거나 건반이 2단인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 몇 가지 연동 장치를 통해서 한 건반으로 다양한 음역과 음색을 연주할 수 있다. 이처럼 하프시코드의 한 건반을 눌러도 두 개의 잭이 움직여 두 현을 동시에 뜯을 수 있도록 연동시키는 것을 커플링(Coupling)이라고 한다.

커플링 방식에는 좌우로 움직이는 레버를 조작하거나, 건반을 서랍식으로 움직여서 연동시키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레버식 커플링의 경우, 연주자가 좌우로 움직이는 레버를 조작하면 잭도 함께 움직이면서 현에 닿는 플렉트럼의 위치도 옮겨진다. 예를 들어 하프시코드 내부에 8’ 옥타브 음역 현 한 벌과 그보다 한 옥타브 높은 4’ 옥타브 음역 현 한 벌이 있는 경우, 레버를 조작하여 한 건반을 누를 때 8’ 현만 뜯거나 8’ 현과 4’ 현을 함께 뜯을 수 있다. 즉 각 현을 따로 연주할 수도 있고, 옥타브 간격의 두 현이 동시에 울리도록 커플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악기에 따라 한 단 하프시코드에 8’ 음역 현 두 벌이 있기도 하다.

레버식 커플링(4’ 레버 온)

출처: 악기백과

서랍식 커플링은 2단 건반 하프시코드에서 아랫단 건반과 윗단 건반을 연동시키는 것이다.

2단 건반 하프시코드의 아랫단 건반과 윗단 건반은 각각 다른 음색을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윗단 건반은 현을 뜯는 위치가 조율핀에 더 가깝기 때문에 윗배음들이 부각되어 좀 더 콧소리 같은 음향(nasal sound) 을 내며 음량이 작은 편이다. 이런 하프시코드의 윗단 건반은 서랍처럼 움직일 수 있는데, 이것을 밀어 넣으면 아랫단 건반을 칠 때 윗단 건반도 함께 움직이게 되어 결과적으로 아랫단 건반에 해당하는 현과 윗단 건반에 해당하는 현이 함께 울리면서 음색이 합성된다.

서랍식 커플링

출처: 악기백과

악기에 따라서는 아랫단 건반을 서랍처럼 움직여 커플링을 하는 경우도 있다.

2단 건반 하프시코드에서는 레버식과 서랍식 커플링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아랫단 건반을 누를 때 두 벌의 8’ 현과 한 벌의 4’ 현, 즉 세 현이 동시에 울리게 된다. 이렇게 커플링 된 상태에서 아랫단 건반과 윗단 건반을 교대하며 연주한다면, 세 현이 동시에 울릴 때와 윗단 건반에 해당하는 하나의 현만 울릴 때 음색과 음량의 대조가 극대화된다.

서랍식, 레버식 커플링을 한 2단 건반 하프시코드

서랍식, 레버식 커플링을 한 2단 건반 하프시코드 아랫단 건반을 누르면 윗단 건반도 함께 눌러지면서 세 벌의 잭이 모두 올라온다.

2단 건반 하프시코드의 다양한 음색

출처: 악기백과

그 밖에도 세 벌의 현을 조합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드물기는 하지만 18세기 영국과 독일의 일부 제작자들은 2’(두 옥타브 위 음역)과 16’(두 옥타브 아래 음역) 현들을 추가하여 더욱 강한 음량을 내도록 했다.

6. 류트 스톱(Lute stop 또는 Buff stop)

류트 스톱 또는 버프 스톱이란 장치는 음색을 바꾸는 장치이다. 현과 수직 방향으로 장착된 막대에 가죽조각들이 부착되어 있고, 이 막대를 좌우로 움직여서 각 현에 가죽조각이 닿거나 떨어지게 만든다. 가죽조각이 현에 닿게 되면 공명을 방해하여 류트와 유사한 음색이 난다. 류트 스톱을 조작하는 버튼의 위치는 악기마다 조금씩 다른데, 건반과 수직을 이루는 앞판의 중앙이나 좌우측, 또는 프레임 내부에 있다. 이처럼 류트 스톱이 장착된 악기에서는 다양한 음색과 음량의 대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크리스티안 젤(Christian Zell) 하프시코드의 류트 스톱(함부르크, 1737)

크리스티안 젤(Christian Zell) 하프시코드의 류트 스톱(함부르크, 1737) 에스파냐 바르셀로나 음악박물관 소장. 류트 스톱이 프레임 내부 왼쪽 끝(화살표)에 있다. 스톱을 오른쪽으로 밀면 막대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막대에 장착된 가죽조각들이 각각 현에 닿아 공명을 줄인다.

류트 스톱의 작동

출처: 악기백과

참고문헌

연관목차

하프시코드의 구조 지금 읽는 중
몸울림

출처

제공처 정보

  • 저자 박윤경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이론 전공을 졸업하고, 영국 킹스컬리지 런던에서 음악학 석사 학위를,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하프시코드 디플로마를, 영국 글라스고 대학교에서 음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수원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 연주 오주희

    독일 베를린 음악대학과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하프시코드를 공부했다. 서울바로크합주단과 한국페스티발앙상블의 단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실내악과 독주 무대에서 활발히 연주하는 한편 고음악 프로젝트 공연 기획과 음악 관련 기고도 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 편집 박수연 (사) 음악사연구회 선임연구원

  • 감수 민은기 (사) 음악사연구회 회장, 서울대 교수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외부 저작권자가 제공한 콘텐츠는 네이버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