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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바리스타와 팬 경제(fan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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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면서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 알고 있는 이들에게 바리스타는 더 이상 단순한 서비스업 종사자가 아니다. 바리스타는 커피에 대한 많은 지식과 기술을 가진 전문가이자 개인적으로도 매력적인 사람들이다. 평범한 직장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바리스타는 (돈이나 명예 때문에 선택하는 일이 아니다) 꿈과 열정을 추구하는 젊고, 용감한 이들로 여겨진다. 바리스타들은 열정적이고, 소신 있고, 비주류이면서 겸손하다.

 

아이돌이란?

스페셜티 커피 업계의 바리스타는 어느 정도 ‘아이돌(Idol)’같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아이돌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개념이지만 더 넓은 의미로도 해석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아이돌은 고객과 관계를 형성해 매출을 발생시킨다. 최근 이런 고객과의 관계에 바탕을 둔 팬 경제(Fan Ecnoomy)는 많은 이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팬 경제가 급성장한 이유 중 하나는 정보의 교환 방식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SNS 덕분에 오늘날 아이돌은 20~30년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팬들도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12월 6일, 중국의 아이돌 스타 루한(Lu Han)은 CBN Weekly와 Sohu가 선정한 가장 가치 있는 스타 100인 중 1위에 등극했다. 그는 배우 겸 가수이자,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이다. 루이뷔통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로부터 광고모델이 되어달라는 러브콜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기업들이 팬 경제를 활용해 이익창출을 모색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커피 업계의 아이돌

이런 ‘팬 경제’가 커피 업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바리스타는 아이돌이 될만한 잠재력이 있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서의 아이돌의 의미는 엔터테인먼트의 그것과는 달라 보인다. 복수의 커피 업계 종사자들(마케팅 디렉터부터 생두 수입업자, 카페 오너 등)에게 “(커피 업계에) 아이돌 바리스타가 있다면 누구인 것 같냐?’는 질문에 대다수는 “없다”고 답했다. 그나마 가장 많이 언급된 3명의 아이돌 바리스타는 다음과 같다.

 

  1. James Hoffmann

Square Mile Roasters의 공동 창업자이자 World Atlas of Coffee의 저자이며 2007 WBC 챔피언. 이 세 가지 업적으로 커피 업계에서 명성을 얻었다.

  1. Scott Rao

커피 관련 회사의 오너이자 바리스타들의 바이블로 불리는 <The Professional Barista’s Handbook>의 저자 겸 글로벌 커피 비즈니스 컨설턴트. 바리스타를 위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며, 스페셜티 커피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1. Jeremy Zhang

Uni Uni Coffee Shop의 오너이자 M2M의 로스터. 2014년, 2016년 중국 바리스타 챔피언, 2017 WBC 8위(중국 최고 성적). 많은 중국 바리스타는 Jeremy를 중국 스페셜티 커피 업계를 세계 수준으로 도약시킨 인물로 존경받는다.

 

아이돌이 되려면?

지난 10년간의 스페셜티 커피 운동의 맥락을 고려했을 때 위의 3인의 인기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James Hoffmann은 자신을 비롯한 다른 바리스타들이 스페셜티 커피에 헌신하는 이유는 고객들에게 ‘가장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바리스타들이 느꼈던 그 감동의 순간을 고객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은 것이다.

아이돌 바리스타는 ‘맛을 가장 중시하는’ 스페셜티 커피의 특성에 의해 정의된다. 아이돌 바리스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커피에 대한 전문성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반적인 아이돌의 정의를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아이돌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는 소통 채널을 이용해서 영향력을 키우고,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스페셜티 커피와 좋은 바리스타를 알릴 수 있을까? 단순히 ‘맛있는 커피’라는 글귀로? 기술적인 추출 과정을 담은 사진을 공유해서?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글과 사진에 공감하기 쉽지 않다.

잘생긴 얼굴, 사랑스러운 목소리, 강렬한 퍼포먼스 등은 멀리 있는 독자 및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 하지만 커피의 경우 직접 맛을 봐야만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 때문에 맛있는 커피, 훌륭한 바리스타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대중이 공유하기 쉬운 형태로 변환해야 한다.

이강빈 바리스타 (출처: 해외문화홍보원)

한국의 이강빈(25) 바리스타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는 라테아트가 아닌 크림아트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피닉스 라테아트만 그려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면, 이강빈 바리스타의 ‘별이 빛나는 밤’은 (좋은 의미에서) 속된말로 ‘대박’이다. 이강빈 바리스타와 그의 작품을 다룬 기사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졌고, 전 세계 SNS에서 그의 사진과 이름이 공유되었다. 게다가 그는 모델 같은 외모의 소유자다. 이 두 요소가 합쳐진 결과, 서울에 소재한 그의 카페 Café C.Through에는 (만드는 데 15분이나 걸리는) 만 원짜리 커피를 마시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왜 중요한가?

국제 커피 기구가 2017년 11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아라비카 커피 거래량운는 증가했고 로부스타는 지난 소폭 하락했다. 전 세계적인 커피 소비는 2012년부터 꾸준히 증가추세다. 2016년 9월 기준 연간 글로벌 소비량은 60kg 포대 1억 5,130만 개에 달했다. 아라비카 커피 거래량 증가와 글로벌 시장의 확대는 스페셜티 커피 하부 시장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 하에 업계 종사자들은 더 큰 기회를 찾기 위해 분투 중이다.

업계 측면에서는 스페셜티 커피를 어떻게 대중에게 어필 할지는 큰 고민거리다. 스페셜티 커피를 이해하려면 사실 직접 맛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반 대중의 흥미를 끌고, 직접 스페셜티 커피를 체험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라테아트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스페셜티 커피와 직접 경험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만약 아이돌 바리스타를 키워낸다면, 그로 인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엄청날 것이다. 나아가, 아이돌 바리스타가 스페셜티 커피 전반에 미칠 영향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이제 스페셜티 업계 종사자들은 아이돌 바리스타와 함께할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출처:  Coffee t&i 1-2월호 (Baristas and the Fan 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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