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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목

검사님은 운명을 믿어요?

운명을 믿는다기보다 우연을 믿지 않는다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옆 자리 채우지 않는 이유가 있어요?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심이 잃고 싶지 않다는 욕심을 따라잡지 못한 모양이죠, 여전히.

삼색꼬지vs동태전

동태전이요.

깨송편vs콩송편

근데 검사님은 깨송편파일 거 같아요

······다른 선택지는 없습니까?

꼭 잃는건 아니지 않아요?

그럼에도 그 욕심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해두죠.

당신을 오래 그리워 했어요.

그 끝엔 뭐가 있던가요.

🕊️

고양이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 합의 조건은.

헉 설마 깨송편 콩송편 다 좋아하세요?

아니요. 그 반대입니다만······.

음악 하나 들려줄래요?

헉 저는 뭔가 여태껏 막연하게 비로소 시에 나무 목인줄 알았어요. 비로소 나무가 되다!

틀린 의미는 아닌 모양입니다. 그 이름을 따라서도 살게 될 것 같다는 직감이 드는 걸 보니.

검사님 빨리빨리!!!! 복 받아요!!!

네, 안 놓쳤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쇼, 예외 없이.

검사님은 늘 침착해서 좋아요. 나는 맨날 호들갑 떨고 정신없는데 안정을 주는 느낌?

다른 의미의 안정이 되어주시기도 합니다, 제게는. 서로 안정을 이미 주고받은 셈이네요.

검사님. 우리는 대화를 주고받은 적도 없고, 제가 검사님을 일방적으로 보는 관계였지만... 괜찮으시다면 딱 하루만 기대도 될까요? 버팀목이 사라져서 마음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어요. 주변에는 없는, 기댈 만한 어른이 필요한가 봐요. 검사님은 힘들 때 어떻게 버티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짜고짜 이렇게 남겨서 죄송해요. 늘 아프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버텨야 하는 시기가 아니라 쉬어가야 하는 시기는 보통 그런 식으로 찾아오던데요.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자기. 지금은 어떤 버팀목이 다시 나타난다고 해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버티지 말고 그냥 쉬어가십쇼. 그래야 나중을 도모할 수 있을 테니까요. 물론 지금이 어떤 시기인지를 분별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입니다. 그 시기를 명확히 분별한다면 굳이 버팀목이 없더라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거고요. 하긴, 버팀목이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닌 셈이네요. 그 순간에 떠오른 이름이 없지가 않았으니까. 또 한 번 모든 것이 어지럽게 지나가는 시기일 겁니다. 버텨내든 아니면 쉬어가든 결국 선택의 차이일 뿐이고요.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아무것도 무너지지 않을 겁니다. 스스로를 믿기 어려울 때는 다른 누군가의 말을 대신 핑계 삼아 믿으십쇼. 안 무너집니다, 아무것도. 너무 늦지 않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검사님. 도움이 많이 됐어요. 마음 써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푹 쉬고 다시 나아가 볼게요. 안 무너질게요. 저도 늘 무탈하시길 어디 안 가도 지금처럼 응원하겠습니다. 건강하셔야 해요. 행복하시고요.

네. 그 바람에 부응하겠습니다, 저 역시도. 건승과 행복은 예외 없길 바랍니다.

찬바람에 문득 생각이 나 들렀다 갑니다 여전히 걷고 계시는지 끝없는 길을 하염없이 나아가고 계시는지 지치거나 힘들지는 않는지요 부디 평안하기를 바랍니다 모든 과정 속에서 지치면 쉬었다 나아가시고요 곧 도래할 봄 잘 맞이하시기를

그 말이 필요할 때마다 나타나는 건 여전하시네요. 그래서 더 허탈하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지치지 말라는 말은 아마 당분간 계속 생략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지나갈 시기일 테니까요. 예외 없이, 의연하게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올해의 국밥 섭취 계획은?

냉국밥을 더욱 다양한 종류로 섭취할 계획입니다.

제 사주 오행에 木이 부족하다고 들었는데, 해결방법은 검사님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사이비 절대 아님 진짜임...진짜... 사주라 그래서 오해하실까봐...)

그 나무가 이 나무가 아닐 텐데
요.

검사님, 요즘 많이 바쁘세요?

그...나무 느낌이면 아무튼 똑같지 않을까요...? 헤헤